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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4월의 이상기온'농어촌 후폭풍 '속타는 농심'

농번기 시작됐지만…출하는 '일시중지'
과수도 피해 막심 꽃눈 기존 70%뿐

◇4월 중순 때아닌 눈이 내린 지난 14일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마을의 한 농민이 피해를 입은 산나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권태명기자

속보=4월들어 기온 급하강과 봄 폭설(본보 15일자 5면 보도), 기온 상승이 반복되면서 농민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4월부터 농번기를 시작하는 강원지역 특성상 봄철 영농이 한 해 농사를 좌우하지만,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인해 벌써부터 농작물이 상품성을 잃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릉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최모(63)씨는 "꽃눈이 예년의 70%밖에 피지 못했다"며 "꽃눈이 아니라 잎눈이 돼 버리는 등 한 해 농사에 벌써부터 좋지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허탈해했다.

산나물 재배 농가도 추위와 기온 변동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

인제 기린농협에서 운영하는 산채공선출하회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노지 산나물 출하를 일시 중지했다. 폭설로 산간지역에서 재배하는 작물이 냉해를 입은데다가 추위로 비닐하우스 바깥의 작물은 자랄 수가 없는 상황이 계속돼 일시 중지를 선택했다. 심영준 출하회장은 "매년 4월10일 전후로 노지 산나물 출하가 시작돼야 하는데 올해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냉해를 입은 작물은 육안으로 상태 확인도 어려워 노지 상황을 확인한 뒤에야 출하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출하를 예정했던 산나물 농민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인제에서 산나물 농사를 짓는 송모(58)씨는 "노지 명이의 경우 수확을 포기하거나 반 정도밖에 하지 못할 것 같다"며 "일주일 뒤면 수확을 앞두고 있었는데, 농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실제 올 4월 들어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10㎝ 안팎의 눈이 쌓이는 한편, 지난 13일에는 일평균기온이 춘천과 강릉에서 각각 4.5도, 7.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최저기록인 11도, 8.6도보다도 각각 6.5도, 1.2도나 낮은 수준이다. 낮은 기온은 16일 아침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평창이 영상 1도, 태백이 영상 2도에 머무르겠고, 춘천은 영상 4도, 원주는 영상 5도, 강릉은 영상 9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새벽부터 아침 사이 내륙을 중심으로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농작물 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며 " 낮과 밤의 기온차도 15도 내외로 크겠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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