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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정순왕후와 눈물로 헤어진, 단종의 그 길을 따라 걷다

22일 재경영월군민회 등 주관 서울 창덕궁 인근서 개최
출향인사·지역주민 등 200여명 참석해 雨中에도 성황
돈화문에서 출발해 영도교 거쳐 숭인재까지 5km 걸어
25~27에는 영월 전역에서 단종문화재 본 행사 개최

제58회 단종문화제를 앞두고 단종 유배길 걷기 행사가 22일 서울 창덕궁 돈화문 인근에서 김광호 재경영월군민회장, 최명서 영월군수 등 지역주민 및 출향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에 열렸다.

그날, 끝끝내 쫓겨나듯 창덕궁을 나왔다. 온갖 핍박을 받다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으로 창덕궁에 머물던 조선6대왕 단종은 한해 전 벌어졌던 ‘단종복위운동’의 여파로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떠나야했다.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을 걸어나오면서 17세 어린 왕은 생각했다.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그곳에서 청계천 영도교(永渡橋)까지 걸어나온 단종은 다리 위에서 정순왕후와 눈물로 헤어졌다. 1457년 6월의 일이다.

단종 유배길 걷기에 참가한 김광호 재경영월군민회장 등 회원들과 최명서 영월군수 등 지역주민들이 서울 창덕궁에서 출발, 영도교로 향하고 있다.

그로부터 568년이 지난 2025년 4월22일.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날, 200여명의 영월군민들이 창덕궁 돈화문 인근으로 모여들었다. ‘비운의 왕’단종이 그날 걷던 길을 따라 걷고 서글펐든 그의 삶을 느끼기 위함이다. 재경영월군민회와 (사)영월군기업경영영인협회, (재)영월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한 ‘단종 유배길 걷기 행사’에는 최명서 영월군수, 심재섭 영월군의원, 엄광열 영월산업진흥원장, 박상헌 영월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박왕기 영월기업경영인협회장, 안태섭 영월이장협의회장, 엄인형 영월향교 전교 등 지역 기관·단체장과 주민들이 참석했다.

또 재경영월군민회에서는 김광호 재경영월군민회장, 김정희, 엄시호, 엄주식 부회장을 비롯해 영월 출신 이성근 성신여대 총장, 신영은 감사원 감사원실무협의회장, 유재덕 남산모임 사무총장, 이호 강원사랑회 사무총장, 전상준 사무총장, 윤기수 사무국장 등이 함께 했다. 김정원 재경고성군민회장, 김남형 재경속초시민회장, 한용희 재경횡성군민회장, 박정윤 재경화천군민회 사무총장, 이동수 재인천영월군민회 수석부회장 등도 자리를 빛냈다.

22일 개최된 단종 유배길 걷기 행사에 앞서 행사장인 창덕궁 인근 원서근린공원에서는 영월문화관광재단에서 준비한 플래시몹이 개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본 행사에 앞서 창덕궁 인근 원서근린공원에서는 영월문화관광재단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준비한 플래시몹이 펼쳐졌다. 단종과 정순왕후, 신하들로 분장한 이들은 단종을 기리는 노래와 포퍼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광호 재경영월군민회장은 “비가 오는 날임에도 영월로 유배를 와 생을 마감한 단종을 기억하는 많은 분들이 와 줘서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단종을 기리는 일에 출향인사들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엄광열 (재)영월산업진흥원장도 “단종문화제는 글로벌화 시킬 수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축제가 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영월군, 영월문화재단 등과 함께 단종문화제 60주년이 되는 2027년에는 세계무대에 내볼 수 있는 다채로운 사업들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22일 단종 유배길 걷기 행사에 앞서 최명서 영월군수(사진 왼쪽)가 김광호 재경영월군민회장에게 유배길 걷기 깃발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창덕궁 돈화문(돈화문로)에서 출발해 ~ 청계3가 사거리(청계천로) ~ 청계천 산책로 ~ 영도교(종로58길) ~ 동묘 ~ 정업원(동망산길) ~ 청룡사 ~ 숭인근린공원(숭인재)까지의 코스를 걸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재원영월군민회 주관으로 원주권 단종 유배길 걷기 행사가 진행됐다.

한편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영월 전역에서는 단종을 기리기 위한 단종문화제가 성대하게 펼쳐진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이번에 개최되는 제58회 단종문화제는 행사 60주년을 앞두고 다채로운 내용으로 준비됐다”고 밝히고 “출향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단종문화제 홍보에 나서고 있는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와 성대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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