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육상이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구미에서 열린 2025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이준혁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결선에서 38초49를 기록하며 한국 신기록이자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는 20일 전 세계육상릴레이 패자부활전에서 세운 종전 한국 기록 38초51보다 0.02초 빠르고, 2023년 대회 기록인 38초55도 경신한 값진 결과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육상선수권 남자 400m 계주에서 디펜딩 챔피언 태국(38초78)과 홍콩(39초10)을 제치며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계주 종목 사상 첫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하며 1980년대 이후 40여년 간 이어진 동메달 행진을 끝냈다. 경기 전부터 조직적인 바통 훈련과 개별 기량 향상에 집중해온 결과, 네 명의 주자 모두 100m 개인기록이 10초3대 안팎으로 올라서며 계주 기록 단축에 큰 힘이 됐다. 이준혁은 “팀워크 덕분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한국 기록 경신에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원도 출신 선수들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여자 포환던지기에 출전한 정유선(영월군청)은 16m27을 던져 5위에 올랐고, 시즌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차와 6차 시기에서는 파울을 범했지만 나머지 시기에서는 안정적인 투척을 이어가며 국내 최정상급 기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정유선은 “기록이 아쉽지만 다음 경기를 더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포환던지기의 심준(영월군청)은 18m07로 9위에 머물렀다. 8위와는 단 13㎝ 차이였다. 첫 시기 17m37을 던진 뒤 두 번째 시기에서 18m07로 끌어올렸고, 마지막 시기엔 17m99를 기록했다. 올해 6회 연속 국내 대회를 제패하며 기대를 모은 심준은 다음 국제 무대를 기약하게 됐다.
여자 800m에 출전한 박나연(원주시청)은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2분07초67의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경기 전 햄스트링 부상이 있었지만, 1500m 경기를 발판삼아 자신감을 찾으며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 박나연은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했지만, 2분06초를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최용수 도육상연맹 회장은 “강원 선수들이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록 향상과 국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대회에서는 반드시 입상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