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1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2년 반 감옥살이 할 때 고무신 거꾸로 안 신고 저와 제 아이를 지켜준, 제가 무능해서 우리 집 가장이 돼 살림 꾸린 제 아내가 잘못됐나"라며 "선거 운동하는데 아내가 고등학교 밖에 안 나왔으니 갈아치워야 하나"라고 되물으며 울먹였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도 의정부시 태조이성계상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대한민국에 학력 차별하고 대학 못 나왔다고 해서 가슴에 못 박는 것을 없애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설난영 여사와 관련한 유시민 작가의 비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김 후보는 '제 딸이 자랑스럽습니다', '정직한 아버지 깨끗한 대통령'이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유세장에 나왔다.
선거운동원들도 '저는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우리 어머니가 자랑스럽습니다. 학력 비하 투표로 심판'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본인만이 아니라 아내까지도 법인 카드 때문에 유죄판결 받은 것 아시나. 아들까지도 온갖 도박이다 뭐다 해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 아시나"라며 이 후보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아들 불법 도박 논란 등을 거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의정부 현장 유세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댓글 조작 의혹을 받는 보수성향 단체 '리박스쿨'과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일을 근거 없이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리박스쿨 관계자를 아느냐'는 질문엔 "리박스쿨이 댓글을 달았는지 썼는지 여부도 알지 못한다"라며 "질문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전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최하는 집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지 호소문을 대독 형식으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윤 전 대통령은 이미 우리 당도 아니고 탈당하셨다"며 "제가 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김 후보는 이날 첫 유세를 경기도지사 시절 이룬 성과 중 하나로 꼽는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시작했다.
김 후보는 수도권 유세 때마다 "요즘 대학 졸업생 50만명 이상이 졸업하고 쉰다. 취직·구직 안 하는 청년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 유권자가 많은 수도권에서 '경제 대통령'이라는 키워드로 중도층과 청년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해 "머슴이 자기 잘난 듯 방탄유리 덮어쓰고, 방탄조끼 입고, 자기 살려고 온갖 방탄 괴물 입법해 총통 독재하려 한다"며 "모레 투표 안 한 분들은 반드시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권에서 사전투표율이 비교적 낮았던 만큼 본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도록 독려했다.
장동혁 선대위 상황실장은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울·경(PK) 지역 같은 경우 전통적 지지층이 있는 지역이지만, 아직 결집이 다 됐다고 보지 않는다"며 "본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최우선으로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사와 6선 의원 등을 지낸 정치 원로인 이인제 전 의원은 경기 수원 지원 유세에서 "투표율이 75% 넘으면 김문수가 대통령이 된다"며 "6월 3일 투표장으로 나와 80%까지 투표율을 끌어올려 압도적으로 김문수를 대통령으로 세워달라"고 외쳤다.
또 남은 선거 운동 기간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과 가족 문제를 부각해 '반(反)이재명' 정서를 극대화하는 데도 주력했다.
장 상황실장은 "최근 새롭게 부정적인 리스크가 발생하는 이 후보와 달리 김 후보는 후보자 개인이나 가족에 대한 특별한 리스크 없이 오히려 후보자나 가족을 알아갈수록 지지층이 두터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실장은 "사전투표 중간에 생긴 이 후보의 부정적 이슈 때문에 이미 이 후보를 다 따라잡았다고 생각한다"며 "네거티브보다 후보를 알리는 전략을 계속 가져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