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원주시 신림면 황둔정보화센터 옥상애서 배송함을 단 드론이 '위이잉' 소리를 내며 떠올랐다. 배송함에는 피노키오숲 캠핑장에서 주문이 들어온 황둔쌀찐빵이 실렸다.
순식간에 지상 120m 높이까지 올라간 드론은 하늘을 직선으로 날아 1.3㎞ 거리의 캠핑장까지 6분 만에 배달을 완료했다.
따끈따끈한 찐빵상자를 받은 김태수(31)씨는 "친구들과 캠핑장에 놀러 와 주문해 봤는데 재미있는 데다 신기하다"며 "배달앱만 깔아서 활용하면 돼 너무 편하다"고 웃었다.
황둔리 일대는 원주를 대표하는 캠핑촌이지만 도심 외곽인 터라 음식 배달 서비스가 없다.
캠핑장 이용객이 먹거리를 사려면 미리 가게에 전화주문을 한 뒤 구불구불한 산길을 운전해 왕복 10~15분 거리에 있는 마을까지 직접 나가야 한다.
원주시와 (재)원주미래산업진흥원, 지역 드론기업 캣츠(KATS)는 이날부터 황둔리 일대 캠핑장에서 시민 체감형 드론 실증사업인 '바람을 타고 오는 드론의 맛있는 배달'을 시작했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의 하나다. 10월 말까지 매주 금, 토요일 드론 2기가 등 캠핑장 5곳을 순차적으로 돌아가며 오간다.
이를 위해 진흥원은 안전 및 운용에 필요한 드론 통합 관제센터와 음식을 싣거나 받을 수 있는 드론 이·착륙장을 만드는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특별비행승인, 안전관리시스템 매뉴얼 수립 등 서비스를 위한 준비도 완료했다. 드론으로 음식을 시키려면 공공배달앱 '먹깨비'를 이용하면 된다. 시범사업인 만큼 이용료는 무료다.
김미경 시 신성장산업 팀장은 "내년에는 참여 캠핑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공모 선정을 통해 산불 감시, 실종자 수색 등 공공행정서비스에도 드론을 활용하는 등 범위를 넓혀나가겠다"고 했다.
조영희 진흥원장은 "일상 속에서 드론 기술을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며 "원주 드론 산업이 성장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