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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방화 의심 화재로 일가족 3명 참변…10대 자녀 2명은 아파트 안에서, 40대 어머니는 베란다 밖으로 추락한 상태로 발견

감식 결과, 아파트내 발화지점 4곳 확인…양초·성냥 다량 놓여 있어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 진행·…경찰 "여러 가능성 열어 놓고 조사 중"

◇ 10일 대구 동구 한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이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로 인해 파손돼 있다. 2025.8.10
◇10일 대구 동구 아파트에서 방화가 의심되는 불이 나 일가족 3명이 숨진 가운데 경찰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2025.8.10 사진=연합뉴스

10일 새벽시간대 대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방화가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숨졌다.

대구경찰청과 대구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5분께 대구시 동구 신천동 한 17층짜리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났다는 주민 신고에 119가 출동해 19분 만에 불을 껐으나 자녀 A(13)군과 B(11)양은 안방에서 숨진 상태로 119구조대원에 발견됐다.

모친 C(47)씨는 아파트 화단에서 추락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사망자들에게 별다른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불로 주민 3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었고 20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사망한 일가족과 함께 사는 아버지는 당시 화재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현장에서는 안방과 주방, 거실 2곳 등 총 4곳의 발화 지점이 확인됐으며 발화 지점 주변에는 양초와 성냥이 다량 놓여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아파트는 1990년대에 지어졌으며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70대 한 주민은 "경비 아저씨가 문을 계속 두드려서 잠에서 깼고 1층으로 대피했다"며 "아직 놀란 마음이 진정이 안 돼서 밥도 못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대피할 때 소방대원들이 불이 난 집 문에 손을 갖다 대고 '뜨겁네'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문을 강제로 여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민은 "불이 났을 때 아파트에서 대피하라는 방송이나 경보기 음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현장에 남아 있는 발화 흔적 등에 비춰 방화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원인을 아직 방화로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10일 대구 동구 아파트 화재 현장 현관문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2025.8.10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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