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강원특별자치도를 찾은 외지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67만명 증가한 6,976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33만5,000여명에 달하며 8.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점은 도의 글로벌 관광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 이 같은 성과는 ‘강원 방문의 해’와 이를 뒷받침한 추천 여행지 선정, 지역 맞춤형 콘텐츠 개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실제 고성과 영월 등 6월 추천 여행지로 선정된 지역은 관광객 유입 증가를 선도했다. 고성 청간정의 방문객은 38.5%나 늘었고, 영월의 동강시스타와 별마로천문대, 한반도지형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도의 관광 자원이 단순히 자연 경관에 머물지 않고 체험형·주제형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증가세가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도 관광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계’ 구축이다. 관광객 유입의 외형적 증가를 넘어 그들이 지역에 머무는 시간, 소비 수준, 재방문 가능성까지 아우르는 질적 성장이 병행돼야 한다. 우선, 관광객의 계절 편중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 절실하다. 고성과 영월이 주목받은 6월은 상대적으로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시즌이지만, 문제는 겨울철이나 봄철 등 비수기 관광 활성화다. ‘비수기 대응 콘텐츠 강화’와 ‘재방문 유도 전략’이 있어야 한다. 지역 자원에 기반한 스토리텔링 관광, 이색 축제 발굴, 청년층과 Z세대를 겨냥한 감성 콘텐츠 등 계절과 관계없는 관광 상품이 더욱 다양화돼야 한다.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를 장기적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반 확충도 시급하다. 현재 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여전히 수도권이나 제주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역별 다국적 안내 인프라 확충, 지역 특화 언어 콘텐츠 개발, 공항·철도 등 교통 연계성 강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 또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확대하기 위한 구조 개선도 요구된다. 많은 관광객이 방문해도 지역에 실질적인 경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다. 로컬 푸드, 지역 공예품, 민박·게스트하우스 등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관광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와 시·군의 관광 정책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다 강원 방문의 해와 같은 대형 캠페인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관광 전략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