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각각 ‘달’을 언급하며 혐의를 부인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역대 영부인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기소된 뒤, 지난 29일 변호인을 통해 첫 입장문을 내고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고 밝혔다.
약 400자 분량의 이 입장문은 김 여사가 지난 12일 구속된 이후 외부에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힌 첫 사례다.
김 여사는 이어 "지금의 저는 스스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매일 새로운 기사들이 쏟아지는 상황이지만, 이 또한 피하지 않고 잘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각종 의혹 보도에 정면으로 대응하지는 않았지만,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난다’는 표현은 자신의 무고함을 달빛에 비유한 것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윤 전 대통령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달’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월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해 "이번 사건을 보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하는 얘기들이 호수 위에 비친 달그림자를 쫓는 느낌"이라고 말하며, 당시 혐의 내용을 부인했다.
이는 2023년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끌어내려 했다는 청구인 측 주장에 대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덧붙인 말이다.
한편,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 여사가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주가조작에 가담하고, 약 8억1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약 2억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2022년 4월부터 7월 사이에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함께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고가 목걸이 등 8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받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들 세 가지 혐의와 관련해 김 여사가 얻은 범죄 수익을 총 10억3천만 원으로 산정하고, 전액 추징보전을 법원에 청구했다.
김 여사는 구속된 이후 6차례의 특검 소환조사에서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지만, 향후 재판에서는 적극적으로 혐의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파면된 뒤,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의해 내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함께 구속된 상태에서 각각 재판을 받는 것은 헌정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