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을 맞았지만, 여전히 열악한 처우와 경직된 조직문화로 인해 장교와 부사관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한민국 군대의 ‘허리’ 역할을 하는 간부층이 잇따라 군문(軍門)을 떠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강원도 전방 사단에서 하사로 복무하던 A씨는 높은 업무 강도와 불편한 조직문화 때문에 군을 떠났다. A씨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행정 잡무가 상당히 많았다”며 “실질 소득이 열악하다고 느꼈고, 상관에게 충성하기 급급한 조직문화에 숨이 막혀 전역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대학 학군단(ROTC) 출신 B씨는 “하루에 한 번꼴로 병사 부모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며 “자녀의 잠자리, 건강, 근무 횟수 등 군 생활 전반을 묻고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초급·중견 간부의 군 이탈은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 간부 희망 전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년을 앞두고도 전역을 신청한 간부는 올해 상반기 2,869명에 달했다. 희망 전역을 신청한 부사관과 위관·영관장교는 2022년 1,694명, 2023년 2,212명, 2024년 2,723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군 복무에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열악한 처우와 경직된 조직문화를 혁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초급 간부들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중견 간부들의 직업 안정성을 높이겠다”며 장병들의 복무 여건과 보상체계 개선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