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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유병욱의 정치칼럼]내년 도지사 선거와 추석 밥상머리 민심

추석 연휴기간 밥상머리에 오를 지방선거 판세 분석
집권여당 교체됐지만 민주당에 마냥 유리하지 않아
도지사·11개 단체장 이겼던 2018년과는 다른 상황
국힘 김진태 도지사 재선 도전 확실…경쟁자 안보여
민주당 우상호 1순위로 꼽히고 이광재 여전히 거론

유병욱 서울본부장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가족들이 모일 것이고,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8개월 정도 남은 지방선거 얘기도 나올 것이다. 최근 진보-보수 간 갈등이 깊어 정치 주제를 피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나마 밥상머리에 오르기 수월한 것이 지방선거다. 동네 이야기이고 아는 사람들의 이름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 대화가 쉽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오늘 자 강원일보가 출마자들을 꼼꼼히 정리해 놓았다. 이왕이면 강원도 선거 판세도 대략 훑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이 칼럼도 지방선거를 주제로 잡았다.

일단 선거를 살펴보려면 흔히 정치판에서 ‘구도’라고 표현하는, 객관적 상황부터 따져봐야 한다.

2026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지방선거가 4년 전과 가장 큰 차이는 공수(攻守)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2022년 3월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키면서 그 기세를 몰아 같은 해 6월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를 비롯, 18개 시·군 중 14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대선 결과가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는 대선 직후 치러진 영향으로 국민의힘이 도지사 및 18개 시장군수중 14개를 휩쓸었다. 사진은 강원일보 등이 주최한 당선자 교례회 장면.

하지만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치러지는 선거다. 그래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실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가 그랬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2017년 3월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고, 그로부터 1년 후 치러진 2018년 6월 지선에서는 도지사와 18개 시·군중 11곳을 민주당이 가져갔다.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다.

변수는 2018년과 지금이 다르다는 데 있다. 2017년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율이 70~80%대를 오르내렸다. 당시 남북정상회담까지 겹치면서 지방선거 직전 대통령 지지율은 83%(한국갤럽 조사)까지 올랐다. 이 여론이 지방선거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러나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50~60%대다. 여기에 진보-보수, 여-야간 대립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미국과의 관세 논란 등 국제 정세도 정부·여당에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나 이번 지방선거가 8년 전과는 다른 분위기에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민주당에서 ‘어게인 2018’만을 외치기에는 여건이 녹록지 않은 셈이다.

지방선거 정당별 당선자 배출 흐름도

객관적 요소가 이러하다면, 누가 선수로 뛰느냐는 정당의 역량(力量)의 문제이다. 승패를 뒤집을 핵심 영역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진태 현 지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그의 인지도는 국회의원 때보다도 훨씬 높아졌다.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강성 보수 이미지도 거의 사라진 것도 긍정적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행정가’로 탈바꿈했다.

김완섭 전 환경부 장관 이름도 거명되고 있으나 그가 김 지사와 경선을 벌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때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이철규, 이양수 등 현역 국회의원들도 가뜩이나 국회의원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체장 출마는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의힘은 ‘특검’의 흠집 내기를 염려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검이 야당 단체장들을 겨냥할 것이라는 의심이다. 지난달 30일 김건희 특검이 국민의힘 경남도당을 압수수색한 것이 근거다. 명태균-김건희의 공천개입 수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이슈만 없다면 김 지사의 재선 도전은 확실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로 유력한 김진태 강원도지사(왼쪽)와 더불어민주당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순위 도지사 후보로 꼽힌다. 현재까지 본인의 출마 의사가 확실해 보이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우 수석의 강원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돌아설 수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다 무엇보다 당장 지선 준비를 할 수 없는 탓에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광재 전 지사도 후보군이다. 강원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자주 방문하고 있으며 민주당과 정부에 강원도 관련 정책적 조언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상호가 강원으로 오지 않는다면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지방선거는 이미 시작됐다. 아마도 추석 전후로 여론조사 결과들도 쏟아질 것이다. 이제부터 유권자는 냉정해져야 한다. 누구의 지지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지역에 필요한 인물인가를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다양한 평가를 들어야 하고 그 시작이 명절 밥상머리가 될 수 있다. 휴일이 긴 추석, 잘 쉬면서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이 누구인지도 한번 고민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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