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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김건희 특검서 조사받은 양평군 공무원 자택 화장실서 숨진 채 발견

'공흥지구 특혜 의혹' 관련 2일 소환 조사 받아…"유서에 괴로움 토로"
특검 "강압·회유 없어…휴식시간 보장·안전하게 귀가" 메모 내용 반박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에서 조사받은 경기 양평군 공무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급(5급) 공무원 A씨가 양평군 양평읍 소재 자신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동료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A씨의 동료들은 혼자 사는 A씨가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자 집으로 직접 찾아갔다가 숨진 A씨를 발견했다.

외부 침입이나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유족들은 A씨가 생전에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은 김 여사 관련 의혹 중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위해 추석 연휴 하루 전인 지난 2일 참고인 신분으로 A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 의혹은 김 여사 모친인 최은순씨의 가족 회사 ESI&D가 2011∼2016년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개발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A씨는 2016년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평군 관계자는 "A씨는 2016년 주민지원과 지가관리팀장으로 일하면서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했다"며 "그 외에는 해당 의혹과 관련한 업무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특검에서 공흥지구 특혜 의혹에 관한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과 함께 '괴롭다'는 등의 조사 이후 심경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조사받은 양평군 공무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특검 수사를 비판하고 있다. 2025.10.10 사진=연합뉴스

A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폭 같은 특검이 미쳐 날뛰어도 모두가 침묵하는 나라가 됐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평범한 국민 한 명이 특검의 무도한 수사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명복을 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의 칼날이 국민의힘 심장을 지나 사법부 심장을 이미 통과했다"며 "이제 무고한 국민까지 겨누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국민이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여러 말을 하는 것보다 고인이 남긴 진술서를 읽는 것으로 회견을 대신하고자 한다"며 고인의 생전 메모 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현장에서 나온 유서와는 다른 별도의 문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가 읽은 메모에는 특검의 강압 수사에 힘들다는 내용과 특검이 양평군수였던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진술할 것을 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고인의 변호사인 박경호 국민의힘 대전 대덕 당협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모는 어제 고인과 상담하면서 직접 확인한 내용"이라며 "특검의 강요, 회유, 심야 조사는 불법이다. 유족과 협의해 특검을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 등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의 상태, 유족 진술, 현장 상황 등을 종합할 때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양평군청[양평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특검은 A씨가 숨진 것과 관련해 "조사는 강압적인 분위기도 아니었고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장 대표가 특검팀이 강압과 회유를 통해 특정 진술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A씨 메모를 공개하며 특검을 비판하는 등 정치 쟁점화하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특검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선 "고인이 된 A씨에 대해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유족에 대해서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A씨가 지난 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조사받기 시작해 이튿날 오전 0시 52분께 조서 열람을 마치고 귀가했으며, 점심·저녁 식사 시간과 3회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를 마친 후에는 담당 경찰관이 A씨를 건물 바깥까지 배웅하며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했다"며 "건물 외부 CCTV에 잡힌 A씨의 귀가 장면을 통해 강압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간접적 정황도 확인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A씨 조사 이전에 다른 공무원을 상대로 A씨의 진술과 같은 내용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A씨 조사는 이미 확보한 진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행됐고, 새로운 진술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없었으며, 다른 공무원들은 이 사안에 대해 2회 이상 조사받았으나 A씨는 한 차례 조사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유포되고 있는 서면(문서)은 A씨가 사망한 장소에서 발견된 실제 유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한 뒤 발언하고 있다. 2025.7.2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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