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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호등] 지역 축제, 새로운 콘텐츠 찾아야

최두원 고성주재 기자

올 한해도 막바지에 접어들며 국내 곳곳에서 개최된 지역 행사들은 대부분 막을 내렸다. 고성군 역시 명태축제와 대문어축제, 수성문화제 등 대표적인 지역 행사들을 잘 마무리하고 다가올 2026년에 대한 준비에 돌입했다.

대체적으로 올해 고성 지역 축제들은 성황리에 잘 마무리된 분위기다. 지난 10월 거진11리 해변 일원에서 사흘간 열린 ‘제25회 고성 명태축제’는 가을장마가 내리던 궂은 날씨에도 수만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군에서는 올해 명태축제를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며 명태로 이어지는 기억과 미식의 현재를 새롭게 써 내려간 축제로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지역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으며 상인들에게는 경제가 살아나는 축제가 됐다.

지난 9월 열린 고성 지역의 향토 문화축제 ‘제43회 고성군민의 날 및 수성문화제’도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수성제례와 간성읍 시가지를 행진하는 가장행렬, 전통 혼례 재현 및 시조경창 등 민속 시연이 진행, 주민 화합과 소통의 장이자 전통 문화를 이어가는 뜻깊은 시간이 됐다. 앞서 지난 6월 열린 ‘제5회 저도 대문어축제’는 팬데믹 이후 6년 만에 재개되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고성 연안에서 잡은 대문어를 즉석에서 제공해 방문객들의 미각을 사로잡았고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그러나 밝은 부분에만 집중하며 만족에 그쳐서는 안 된다.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축제 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으며 외지인은 쉽게 어우러지기 힘든 지역 위주의 행사인 것 같다는 부정적 인식도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명태축제와 관련해서는 지역 내부에서도 생물 명태가 더 이상 포획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명태 없는 명태 축제라는 비판에 근본적 재검토를 위한 지역 주민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기까지 했다.

남녀노소 다양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고성으로 향하게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넓은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강릉의 경우에는 안목해변의 자판기 커피를 시작으로 커피거리가 조성되기에 이르렀고 강릉커피축제까지 생기며 커피가 대표적인 강릉 지역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경북 김천시 역시 김밥이 특산품은 아니지만 상호명 김밥천국의 줄임말 ‘김천’에서 착안해 이를 상징적 이미지로 삼아 김밥축제를 개최하며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고성의 주요 축제들은 문어와 명태, 지역 역사 등 너무 당연한 콘텐츠에 국한돼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 외에도 고성에서는 충분히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해 새로운 지역 행사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진읍에는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초콜릿 카페가 있으며 최북단 대진항에는 수제버거집도 있다. '새로운 전통'을 발굴하고,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인 노력의 여정이다. 새로운 축제 콘텐츠 발굴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고성에 찾아와 활기찬 미래가 열릴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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