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수사기관의 대규모 조직 검거에도 불구하고 ‘신분 사칭 노쇼 사기’ 범죄(본보 4일자 1면 등 보도)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원주와 화천에서 잇따라 피해가 발생하며 자영업자들을 울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7일 화천군 공무원 신분을 도용한 물품 대리구매 사기 피해 2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화천군청 재무과 권00 주무관’이라고 사칭해 제조업을 운영하는 지역 소상공인에게 ‘식물 영양제’를 대리 구매해 달라고 속여 4,700만원을 가로챘다. 또다른 자영업자에게는 같은 수법으로 ‘소방안전장갑’을 대리구매 요청하며 2,200만원을 편취했다. 범죄 조직은 실제 공무원 부서·이름이 허위 기재된 명함 이미지를 문자로 전송하면서 “기존에 계약했던 업체와의 수의계약 한도가 초과돼 물품을 납품받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업체를 찾고 있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얘기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달 초에는 원주에서도 시청 건설과의 계약·사업 관련 부서 직원을 사칭, 물품대행 구매를 유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시에 접수된 피해규모는 2건에 총 1억원 가량으로 파악됐다. 특히 시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계약 및 수의계약 현황 정보 등을 활용해 업체에 접근하는 등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경찰이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대통령실 경호처, 군부대, 정당 등의 관계자를 사칭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노쇼 사기행각을 벌인 114명을 검거하고 이중 18명을 구속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분 사칭 노쇼 사기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강원지역에서 발생한 자영업자 대상 노쇼 사기는 총 281건에 피해금액은 5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고되지 않은 사건 등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최근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노쇼 사기 사건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계약 등에 의한 대리구매의 경우 반드시 해당기관 대표번호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며 “경찰은 지속적으로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 콜센터와 이와 연계된 국내 조직까지 검거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