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서 운전면허 없이 차량을 몰다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하고, 80대 보행자까지 치어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천경찰서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및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과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6시 35분께 사천시 삼천포중앙시장 인근 교차로에서 면허 없이 아베오 승용차를 운전하다, 인근을 주행 중이던 아반떼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A씨는 도주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8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아반떼를 몰던 30대 운전자는 경상을 입었고, 80대 여성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사고 직후 차량을 삼천포항 인근 인적이 드문 곳에 유기한 뒤 현장을 벗어났다. 그러나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같은 날 오전 8시 30분께 A씨를 그의 주거지이자 운영 중인 가게에서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에게서 술 냄새가 났지만, 음주측정에서는 수치가 아예 나오지 않아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전날 술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목욕탕에 가는 길에 운전하다 사고가 났고, 무면허 운전이 들킬까 두려워 도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와 여죄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A씨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