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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청봉]석탄산업전환지역, 새로운 도전에 거는 기대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조기 대선에 이어 특검 수사, 정치권의 첨예한 갈등, 세계 경제의 무역 불균형과 보호무역 이슈, 글로벌 경제질서의 긴장감 확대, AI기술, 기후 리스크, 글로벌 분단과 같은 장기적 구조적 이슈가 뉴스의 주요 흐름이 됐다.

정치·경제·사회 뿐 아니라 국제·국내적으로 세계인들이 뜨거운 한해를 보냈다.

이 때가 되면 늘 그래 왔듯이,

언론사 또는 기관, 분야별로 10대 뉴스를 선정하고, 지나간 1년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교수신문이 2025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변동불거’로 선정했다.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는 의미의 ‘변동불거’(變動不居)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한국 사회가 거센 변동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으며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안정과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시대적 메시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변동불거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양일모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정권 교체, 여야의 극한 대립, 법정 공방, 고위 인사들의 위선과 배신을 목도했다”며 “대외적으로는 미·중 신냉전, 세계 경제의 혼미, AI 혁신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동감한 교수들은 한국사회가 정치와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교수사회가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가 말하듯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은 국제, 국내, 지방 또한 다사다난한 사건의 연속이었다.

삼척지역의 2025년은 ‘폐광’이라는 문제가 가장 크게 이슈가 된 한해였다.

주요 에너지원으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석탄산업이 종말을 고하면서, 국영기업인 석탄공사의 마지막 보루였던 도계광업소가 폐광을 하는 아픔을 겪게 됐다.

결국, 지역이 소멸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처한 지역주민들의 눈물겨운 투쟁이 진행됐다.

탄광지역 주민들이 혹한의 날씨에도 얼어붙은 아스팔트 위에서 3보 1배를 하며, ‘살려달라’고, ‘살겠다’고 외쳤던 순간들, 그리고 얻어낸 결실,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뜨거운 한해였다.

이어 탄광지역 주민들은 ‘비긴 어게인-도전은 계속된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새로운 길을 나아가는 의지를 보였다.

여기에 또 다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폐광지역’이란 용어를 ‘석탄산업전환지역’으로 변경하고, ‘광부의 날’을 제정하는 노력이 빛을 내고 있다.

이철규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그동안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폐광’이라는 인식이 고착되면서, 지역 정체성과 미래를 향한 투자와 정주여건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온 게 사실이다.

과거의 이미지나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인 정체성의 재정립이 필요하고, 개명을 통해 삶의 흐름을 바꾸고자 하는 의미, 과거의 상처, 부정적인 기억에서 벗어나 새출발을 하려는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가 에너지 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온 광부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사명감을 고취하기 위한 법정기념일인 ‘광부의 날’ 제정 또한 의미가 남다르다.

도계 등 전환지역들이 에너지 전환, 산업구조 재편, 공공인프라 확충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는 때에 ‘명칭’과 ‘기념일’이 갖는 상징적 힘이 결코 작지 않다.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 말띠의 해는, 불의 기운을 가진 말, 활기·속도·확장·진취성을 상징하는 해다.

말띠는 전체 12지 중에서도 활동성이 강하고, 변화·전진·도전의 성향을 가진 것으로 인식돼 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석탄산업전환지역이 ‘대한민국의 산업을 떠받친 주역’이었다는 자존심을 회복하는 에너지가 충만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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