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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김건희 여사 무혐의 처분 내린 검사, 특검 참고인 소환 불응…"수사 일정 때문에 어렵다" 불출석 사유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로저비비에 가방 선물' 관련 특검팀서 11시간 반 조사받기도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던 검찰 수사와 관련 민중기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참고인 출석을 요구 받은 현직 검사가 이에 불응하면서 대면조사가 무산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직 검사 A씨는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특검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는 "현안 수사 일정 때문에 나오기 어렵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을 때 수사 실무를 담당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당시 지휘 계통에 있던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하고 전날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 역시 변호인 일정 등을 이유로 불응했다. 이에 오는 26일 오전 10시 출석을 다시 통보했다.

특검팀은 A씨와 이 전 지검장의 진술을 토대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김 여사 수사를 담당했거나 지휘 계통에 있던 이들의 혐의도 따질 계획이었으나, 특검팀 수사 기간이 오는 28일 만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검팀 민중기 특별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관련 증거기록 등을 최대한 충실히 정리해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지난 10월 말 검찰 부실수사 의혹을 들여다볼 전담팀 2개를 꾸려 사건을 파헤쳐 왔다. 지난 18일에는 이 전 지검장 등 8명에 대해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에게는 오는 24일 참고인 조사를 위해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5월 2일 김 여사 의혹 수사를 위한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으나, 법무부는 같은 달 서울중앙지검장과 1∼4차장검사 전원을 물갈이하고 이 전 총장의 참모진도 대거 교체했다

수사팀은 이 전 총장이 퇴임한 이후인 지난해 10월 김 여사 관련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특검팀은 이 전 총장에게 검찰의 김 여사 수사 과정에 외압이나 직무 유기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이날 김 여사에게 선거 지원 대가로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특검팀에서 약 11시간 반 동안 조사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오후 1시 30분께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1시 37분부터 조사받은 그는 신문조서 열람을 마치고 이튿날인 23일 오전 1시 15분께 퇴실했다.

특검팀은 김 의원을 상대로 배우자 이모씨가 2023년 3월 김 여사에게 가방을 선물한 이유, 당시 본인은 선물 사실을 인지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저녁식사를 하러 특검 사무실을 나왔을 때 취재진에 "선물은 예의 차원에서 그런 것이라고 이미 다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3월 17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날 가방을 직접 전달한 게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얼토당토않다. 터무니없는 허구의 비과학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후 이씨와 공모해 김 여사에게 시가 260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달 6일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클러치백과 함께 이씨가 쓴 '감사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 적힌 날짜를 토대로 김 여사에게 가방이 전달된 시점을 2023년 3월 17일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가방을 구매한 날은 하루 전인 3월 16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여사가 통일교 신도 2천400여명을 입당시켜 김 의원을 당 대표로 밀어준 데 대한 답례 차원에서 김 의원 부부가 가방을 선물했을 수 있다고 특검팀은 의심한다.

특검팀은 당초 이씨만 피의자로 입건했다가 가방 결제 대금이 김 의원 계좌에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 함께 피의자로 입건했다.

지난 17일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가방이 전달된 3월 17일 이씨가 김 의원 사무실에 출입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김 여사에게 가방을 선물하기 직전 혹은 직후 남편을 만나러 사무실을 찾았다는 것인데, 특검팀은 이를 김 의원이 선물 사실을 인지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가방과 편지가 들어있던 상자에는 '국민의힘 당대표 김기현'이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를 두고 가방 선물에 당대표실이 개입한 정황이 아닌지도 검토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5일 특검팀에 출석해 "남편은 선물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오는 28일 수사 기간이 만료되기 전 김 의원 부부를 함께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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