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사회일반

내란특검, 12·3 비상계엄 당시 단전·단수 지시 이상민에 징역 15년 구형…"위법성 인식했음에도 헌정파괴 범죄 가담"

특검 "권력 탐해 장관 의무 저버려…후세에 씻을 수 없는 죄"
'지시문건 못받아' 주장에 "초라하고 비루한 변명…엄벌해야"

◇공판에 출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속보=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종 구형 의견을 밝힌 이윤제 특검보는 "이 사건 내란은 군과 경찰이라는 국가 무력 조직을 동원한 친위 쿠데타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쿠데타 계획에서 피고인(이 전 장관)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했다"며 "윤 전 대통령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를 단전·단수하고 친정부적 언론을 이용해 국민의 눈과 귀를 속여 장기 집권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사 생활만 15년 한 엘리트 법조인 출신인 피고인이 단전·단수가 언론통제 용도였고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임을 몰랐을 리 없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과 그 대가로 주어진 권력을 탐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질타했다.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아무런 지시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듣는 사람조차 낯부끄럽게 만드는 초라하고 비루한 변명"이라며 "거짓말, 증거인멸, 위증으로 후대에 교훈이 될 12·3 비상계엄 사태의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층 인사로서 대한민국의 은혜를 입고도 반성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생각해 수사, 재판 과정에서 진실을 숨겨 역사 기록을 훼손하고 후세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점을 양형에 고려해야 한다"며 "피고인과 같은 최고위층의 내란 가담자를 엄벌해 후대에 경고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시대착오적 쿠데타를 기획하는 자들이 준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4.12.4 사진=연합뉴스

특검팀은 신문이 시작되자 이 전 장관에게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담긴 문건을 받은 게 아닌지 캐물었다.

특검팀이 "피고인은 당일 오후 8시 26분∼9시 10분 대통령 집무실에 있었는데, 이 34분간 (단전·단수) 지시나 문건을 못 받았나"라고 묻자 이 전 장관은 "책상 위에 문건이 놓인 것을 봤을 뿐 직접 받은 건 없었다"고 답했다.

이 전 장관은 그날 오후 9시 10분께 집무실에서 나왔다가 14분께 다시 들어와 13초간 머물렀는데, 이때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만류하며 단전·단수 지시가 담긴 문건을 우연히 봤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지시를 직접 받은 적은 없지만 우연히 문건을 보게 돼 내용 자체는 인지했다는 취지다.

특검팀이 13초 만에 가능한 일이냐고 묻자 이 전 장관은 "한번 실험해봐라, 가능하다"고 맞섰다.

특검팀은 이후 이 전 장관이 오후 9시 48∼51분께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문건을 꺼내 읽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거론하며 문건 내용을 물었다.

이 전 장관은 이에 "부인이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제시간에 올 수 있을까 걱정돼 당일 일정표를 꺼내 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선포 후 대접견실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문건을 꺼내 보여주는 모습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선 "갖고 있었던 건 일정표 정도"라며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언제 알았냐'고 물어봐서 '저도 오늘 이 자리 와서 알게 됐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 후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게 아니냐고 캐묻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이에 "윤 전 대통령을 만류하려고 집무실에 들어갔을 때 봤던 문건 내용이 궁금하고 걱정돼서 물어봤을 뿐"이라며 "그 외에는 일반론적인 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오후에는 특검팀 측 최종의견과 구형, 이 전 장관 측 최종변론과 최후진술 순으로 절차가 이뤄졌다.

◇◇공판에 출석하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 전 장관은 평시 계엄 주무 부처인 행안부 장관으로서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사실상 방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19일 구속기소 됐다.

경찰청과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윤 전 대통령 내란 범죄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이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 측 최종변론과 최후진술을 듣고 선고일을 공지할 예정이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기소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중 구형량이 나온 것은 한 전 총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특검팀은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게도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