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폐지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혹한과 폭설이 반복되면서 거리에서 폐지를 수거해 생계를 이어가는 어르신들의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간밤에 내린 눈이 얼어붙은 13일 오후 춘천시 운교동의 한 고물상에 박모씨가 폐지를 잔뜩 실은 리어카를 끌고 왔다. 영하 10도의 한파를 견디기 위해 여러겹의 점퍼와 귀마개, 장갑으로 무장한 박씨가 가져온 폐지는 40여㎏. 이틀간 모았지만 이날 박씨의 손에는 2,500원만이 쥐어졌다. 박씨는 “눈길이 위험해 오후에야 나오면서 폐지를 많이 가져오지 못했다”면서 답답해 했다.
잠시 뒤 이 고물상을 찾은 정모씨 역시 폐지를 판매한 뒤 손에 든 몇장에 지폐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눈길에 몇번을 넘어지면서 리어카를 끌고 고물상을 찾았다는 정씨는 “지난해 폐지 1㎏당 100원은 쳐줬는데 지금은 60원도 감지덕지”라며 “추위와 눈, 빙판길 때문에 이전보다 가져 올 수 있는 폐지와 빈병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1㎏당 폐지(골판지) 가격은 77원이다. 2024년 12월 114원에 비해 30여%나 떨어졌다. 이마저도 지역별·업체별로 편차가 나타난다. 춘천지역 고물상 3곳을 확인한 결과 폐지 1㎏당 50~60원에 거래됐다.
춘천 동면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A씨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반영해 단가를 정한다”며 “추운날 리어카를 끌고 오신 어르신들에게 값을 더 쳐주고 싶어도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물상 업주 B씨는 “20년 장사 중 지금이 가장 어렵다”며 “소비가 위축되면서 상자 물량이 줄고 제지공장도 매입 가격을 낮추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