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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지속가능한 강원 농업의 시작은 ‘안전’이다

박미진 강원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박미진 강원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

농업은 우리 사회 근간을 이루는 생명 산업이지만, 그 이면의 농작업 환경은 여전히 수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2024년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농업분야 산재사망자는 12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농업인 안전보험법’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된 사망자는 297명에 달한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재해’가 20배를 넘는 것이다. 농업인 안전보험 가입률이 약 66%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를 당하고도 공식 통계에 기록되지 못한 채 소중한 생명을 잃는 농업인이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농촌진흥청 ‘농업인의 업무상 손상조사’중 농작업 사망재해 현황(농업인 안전보험 기준)을 살펴보면 2021년 232명, 2023년 276명, 2024년 297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는 농작업 사망재해 발생률이 국내 전체 산업 평균 대비 약 3배, 유럽 등 선진국 대비 약 7배에 이르는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걸쳐 안전관리 체계가 고도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농업분야 역시 데이터에 기반 한 재해예방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농업기술원에서는 농작업 재해 예방을 강화하기 위해 ‘2026년 농작업 안전 관리 및 재해 예방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현장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 가지 핵심 대안을 중심으로 도내 농업 현장의 안전망을 단계적으로 구축 해 나갈 방침이다.

첫째, 조례 제정부터 전문가 배치까지 행정적·제도적 기틀을 다진다. 현재 8개소인 농작업안전 지원조례를 2027년까지 전 시군으로 확대하여 법적 근거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특히 금년부터는 중대재해에 대응해 안전보건 자격과 경력을 갖춘 전문가를 중심으로 ‘농작업 안전관리자’ 10명을 선발하여 5개 시군에 각 2명씩 배치하여, 현장지원을 강화한다.

둘째, IoT와 연계한 신속구조 체계 및 신기술 보조장비를 보급할 계획이다. IoT 기반의 농기계사고 예방 장치를 현장에 보급하고, 소방본부의 ‘119 다매체 시스템’과 연계한 신속한 구조체계를 마련한다. 농작업 사고 감지 즉시 소방 당국으로 정보가 전송되는 이 시스템은 인적이 드문 농업 현장에서 구조 지연 문제를 극복하고, 골든타임을 확보함으로써 사망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안전관리 사각지대 농업인을 위한 밀착돌봄과 민관협력을 대폭 강화한다. 농업인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기후변화에 취약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군 농업인단체를 중심으로 100여 명의 온열예방요원을 선발하여 폭염이 집중되는 6∼8월 사이 예찰을 강화하고, 쿨팩, 폭염 알림 배지 등 안전물품을 지원한다. 아울러 농업인안전 365봉사단과 유관기관 협업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캠페인과 교육, 보호용품 지원 등 농촌 구석구석까지 안전문화 실천을 확산시킬 방침이다.

농업 현장의 안전은 단순히 개인의 주의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국가와 지자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다. 제도적 기틀 마련부터 신기술 도입, 민관 협력에 이르기까지 농작업 재해예방을 위한 안전망을 구축해, 농업인이 안심하고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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