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정치일반

[유병욱의 정치칼럼]우상호의 등판…이광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민주당 도지사 후보 우상호 전 수석 조기 등판
정치적 논란 잠재우고 지지세 확산 위한 목적
이광재 전 지사, 정치생명 걸고 출마할지 주목
불리한 객관적 상황 어떻게 돌파할 지도 관심
두 사람 지난주 만나 의견 조율했다는 소문도

유병욱 서울본부장

우상호 청와대 정무수석이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우 수석의 출마는 예견됐던 일이었지만, 그 움직임은 예상보다 빨랐다. 2월 설 전쯤 청와대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청와대에 더 남아 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상호 이름을 넣은 강원도지사 여론조사가 쏟아졌고, 정치권에서도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마당에 시간을 더 끌 경우 “수석 자리를 이용해 지명도를 높이려 한다”라는 식의 구설(口舌)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있다가 나가라는 청와대의 권유를 마다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6·3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사직하는 우상호 정무수석이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기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한 가지는 강원도의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우 전 수석은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로 유력한 김진태 지사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에 나온 이러한 조사 결과는 그의 조기 등판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 활동 시기를 앞당겨 지지세를 더욱 확장시키는 것이 낫다는 셈법이다. 여기에 출마설이 계속 나오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상대가 누구든 내 갈 길을 갈 테니 알아서 판단하라”라는 신호라는 것이다.

그래서 눈길은 이 전 지사에게 모아진다. 그가 나서느냐, 아니냐에 따라 선거 판도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 만일 이광재가 출마를 결심한다면, 그래서 우상호와 이광재가 민주당 도지사 후보를 두고 경선을 벌인다면 그것은 강원을 넘어 전국적 이슈로 급부상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휘발성이 강하다는 뜻이고 그 결과 또한 정치권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 전 지사의 최근 행보를 보면 도지사 출마 의사가 없는 것 같지는 않다. 지난해부터 지역 방문이 많았던데다 지난주에는 원주에서 열린 민주당 강원도당 신년 인사회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6·3지방선거 유력 강원도지사 출마 주자로 거론되는 이광재 전 지사가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도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신세희기자

문제는 이광재를 둘러싼 객관적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데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 행로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만약 출마를 결심한다면 그는 ‘정치 생명’까지 걸어야 할지 모른다. 일단, 현재 맡고 있는 분당갑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돌아갈 정치적 공간이 사라지는 셈이다. 더욱이 상대는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를 오가며 핵심적 역할을 했던 우상호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우 전 수석이 고생했고 역할도 잘했다”라며 공개 칭찬까지 했다.

이광재 입장에서는 이런 조건의 우 전 수석에게 도전장을 던진다는 것은 부담이다. 특히 청와대와 민주당에서는 현재 여론 조사상 우상호가 나서도 이기는 강원도에 굳이 이광재까지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의구심과 함께 그의 출마를 달갑지 않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이 전 지사가 현 정권의 주류세력과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만약 그가 나섰다가 경선과 본선 둘 중 한 곳에서라도 패할 경우 그의 정치적 미래는 사실상 불투명해진다. 이광재가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모험보다 도지사 출마를 접고 지방선거를 지원한 후 새로운 역할을 하다가 2028년 4월 분당갑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4선으로 당내 기반을 잡고 더 큰 꿈을 이루자는 것이다. 다만, 이럴 경우 이광재에게 더이상 강원도에서의 출마 기회는 사라지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당사

현재 민주당 당헌·당규(31조)를 보면 지역위원장이 시·도지사 선거에 출마 하고자 할 경우 선거일 120일 전까지 그 직을 사퇴하도록 되어 있다. 지방선거가 6월 3일이니까 역으로 계산하면 2월 3일이다. 이 전 지사가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서려면 이날까지 분당갑 지역위원장직을 내놔야 한다. 예외적으로 당무위원회에서 사퇴 시기를 조정할 수도 있지만, 우상호와 경선을 시키기 위해 이광재에게 그런 혜택을 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측 인사들 사이에서는 경선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상호와 이광재 모두 정치를 오래했고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위험한 싸움은 피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번 주초 두 사람이 만났다는 소문이 나온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어찌됐든 우상호는 링 위에 올랐다. 이광재의 선택만이 남았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전포인트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