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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모텔서 약물 든 음료 먹여 남성 2명 숨지게 한 20대 女 살인죄 적용, 구속송치

경찰, 설 연휴 기간 프로파일러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면담 등 진행
챗GPT에 "수면제랑 술 같이 먹으면 죽어?" 질문…약물 위험성 사전 인지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일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 B씨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6.2.12. 연합뉴스.

속보=서울의 한 모텔에 함께 투숙한 20대 남성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9일 오전 살인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20대 여성 김모씨를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이달 9일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은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숙취해소제에 타서 들고 다녔고, 모텔에서 (피해자와) 의견 충돌이 발생해 피해자를 재우기 위해 숙취해소제를 건넸다. 죽을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 약물은 김씨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처방받은 약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첫 범행 이후 약물 양을 늘렸다고 진술한 점,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을 볼 때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설 연휴 기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를 대상으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결과는 나오는 대로 검찰에 송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 여부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일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 B씨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6.2.12. 연합뉴스.

앞서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 40분께 20대 중반 남성 A씨와 함께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 들어갔다가 약 2시간 뒤 혼자 빠져나왔다. A씨는 이튿날 오후 6시께 객실 내 침대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모텔 관계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같은 날 오후 9시께 강북구 미아동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긴급 압수수색도 동시에 진행했는데, 김씨의 집에서는 다량의 약물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약물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김씨는 경찰의 연락을 받은 뒤에야 피해자들이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김씨를 A씨 사건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던 건 앞서 비슷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수사 중이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달 하순께 한 20대 남성 B씨로부터 "김씨가 건넨 음료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는 내용의 진정을 접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김씨와 교제 중이던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11시 30분께 경기 남양주시의 한 카페 주차장에서 김씨가 건넨 '피로회복제'를 마시고 의식을 잃어 병원에 호송됐다.

B씨는 사건 이후 12월 말까지 김씨와 교제하다가 김씨가 당시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안 하며 회피하자 1월 초께 결별했고, 그 후 경찰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진정 접수 후 빠르게 김씨를 조사하거나 신병을 확보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변사 사건 관련해 CCTV 영상을 통해 불상의 여성을 확인하고 동선 추적과 블랙박스 분석을 했다"며 "이 여성이 앞선 진정 건의 피진정인과 동일인임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1차 변사 사건은 지난 6일에서야 (피해자 몸에서) 약물이 검출됐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며 "의심이 확신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객관적 증거가 부족했고, 김씨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었다"고 부연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일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 B씨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6.2.12. 연합뉴스.

한편, 김씨는 범행 전부터 챗GPT에 '수면제랑 술을 같이 먹으면 어떤가', '얼마나 같이 먹으면 위험한가', '죽을 수도 있나' 등 질문을 입력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여러 번에 걸쳐 관련 질문을 던지고 답변받았다"며 "술과 약물을 함께 복용할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우울 증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기록 조회 결과 김씨는 실제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 여부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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