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8일째 이어지면서 전선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공항과 석유시설 등 민간 인프라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까지 겹치며 국제유가 불안도 커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쟁 8일째인 7일 성명을 내고 이란 테헤란 내 목표물을 겨냥한 “광범위한 파상 공습”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장악한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까지 자국 내 사망자가 21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레바논 남부에서는 유엔 평화유지군 3명이 다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유엔은 안보리 임무를 수행 중인 평화유지군이 공격받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한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공격 주체는 특정하지 않았다.
미국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미 중부사령부는 전쟁 첫 주 동안 이란군 지휘·통제센터와 탄도미사일 기지 등 3천 곳이 넘는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6일 밝혔다. 백악관은 앞으로 4∼6주 안에 이번 작전의 목표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군은 군수 물자 부족 우려를 일축하면서, 목표 달성 때까지 필요한 수준의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바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주요 방산업체들이 첨단 무기 생산량을 4배로 늘리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경제 재건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라크 내 주요 시설을 겨냥한 보복 공격으로 맞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6일 밤 미국 외교시설과 군사기지가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아 공항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공격 직후 스스로 ‘이라크 이슬람 저항군’ 소속이라고 주장한 단체 ‘피의 수호자’가 배후를 자처했다. 이슬람 저항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무장단체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서도 외국 에너지 기업들이 입주한 석유시설이 두 차례 드론 공격을 받았다. 현지 치안 관계자는 6일 밤 부르제시아 석유단지 상공에서 드론 2대를 격추했지만, 세 번째 드론이 방어망을 뚫고 들어와 부지를 타격했다고 AFP에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무대로 여겨져 온 이라크가 이번 전쟁에서도 다시 전면에 떠오른 셈이다.
북부 쿠르디스탄의 이란계 쿠르드족 거점에도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습이 이어졌다. 이날 쿠르디스탄 에르빌 상공에서는 폭발물을 실은 드론 4기가 격추됐고, 일부 파편은 쿠르디스탄 호텔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 측 무장세력이 쿠르디스탄 내 호텔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에서 자국을 향해 추가 미사일이 발사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사일 발사 직후 이스라엘의 상업 중심지 텔아비브에서는 연쇄 폭발음이 들렸고, 한때 주민 대피령도 내려졌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 선출에 관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반발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지도부 선출은 우리의 헌법적 절차에 따라 외세 간섭 없이 오로지 이란 국민의 의지로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쟁의 여파는 에너지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유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AFP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일 이후 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기록된 유조선과 화물선, 컨테이너선은 9척에 그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중동 전역의 “불법적인 공격들”을 규탄하며, 이번 위기가 세계 경제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