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銓衡)이라는 단어는 평소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많이 듣는다. 대학이 내신 등의 결과를 중심으로 입학생을 선발하는 경우를 수시전형, 수능을 기반으로 선발하면 정시전형이라고 한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단어도 아니다. ▼이런 전형이라는 표현이 최근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를 비롯해 각 당마다 면접전형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광역·기초단체장 및 광역의원 공천과 관련, 면접 등을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도 최근 광역단체장을 대상으로 면접전형을 시작했다.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당사자들은 매우 신중하게 선거 면접전형에 임하고 있다. 각 당의 면접관은 후보들을 대상으로 때로는 신랄한, 때로는 부담스러운 질문을 하고 있다. 이때 당황하지 않고 잘 넘기는 후보가 있는 반면 우물쭈물한 뒤 나중에 후회하는 후보도 있다. 이들은 면접이 끝난 뒤 ‘그때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를 한다. ▼과거부터 선거 때마다 ‘선출직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회자됐다. 물론 투표는 국민이 한다. 하지만 요즘은 국민의 선택을 받기 전까지 거쳐야 할 관문이 너무 많아 ‘하늘이 내린다’는 표현이 체감된다. 실제 후보들도 국민의 평가 이전에 각 정당의 평가를 받는 절차가 너무 많고 복잡하다며 앓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녹초가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각 당이 이처럼 면접전형 등을 진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권자들에게 좀 더 좋은 선택지를 주기 위해서다. 특히 전형이 진행되면 공정한 평가와 절차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다. 이제 각 당의 공천 절차가 시작됐다. 공천에서 승리한 후보만이 최종 결선까지 갈 수 있다. 누군가는 승리를 향해 나아가겠지만 반대로 분루를 삼키는 사람도 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없지만 최소한 공정한 평가와 절차를 기반으로 한 승부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