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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일반

월정사 선덕 원행 대종사 입적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 선덕이자 조계종 원로의원인 원행 대종사가 12일 입적했다. 원행 대종사는 20대 약관의 나이에 염불과 독경 소리에 이끌려 월정사로 출가했다. 그는 한암 스님, 탄허 스님, 만화 스님의 법통을 이어받아 평생을 수행에 정진해왔다. 행자 시절 탄허 스님으로부터 ‘원행(遠行)’이라는 법명과 함께 “멍청이가 되라”는 화두를 받아 이를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스님은 월정사에서 원주, 재무, 총무, 부주지 등 주요 소임을 두루 거치며 오대산의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은사인 만화 스님을 도와 월정사 대웅전 중창을 이끌었으며, 동해 삼화사 주지를 맡아 노사나철불을 복원하고 원주 구룡사 주지로서 원주불교대학을 개설하는 등 가람 수호와 포교에 헌신했다. 1980년 10·27 법난 당시에는 강제 연행되어 극심한 고문을 당하는 등 몸과 마음을 크게 상했으나, 선지식들의 가르침에 따라 평생 정진하며 이를 극복했고 10·27 불교법난 피해자 모임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아울러 원주교도소를 중심으로 20년간 재소자 교정교화에 힘써 2023년 법무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원행 스님은 불교를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학적 방편으로 기록하는 데 앞장섰다. 2010년 ‘월정사 멍청이’를 시작으로 ‘탄허 대선사 시봉 이야기’, ‘만화 희찬 스님 시봉 이야기’, ‘성인 한암 대종사’ 등을 출간하며 ‘오대산 3대 화상 3부작’을 완성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제6회 시대의 에세이스트상을 수상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전 인류 생명 존중과 국민정신 선도를 위해 ‘K-문명포럼’을 창립해 종교 지도자로서의 시대적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스님은 생전 “수행자는 일상의 질서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매일 새벽예불 후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을 탑돌이하며 인류의 평화를 기원했다. 또 현대 사회를 향해 “욕망의 온도를 낮추고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이 필요한 시대”라며 “가난을 배우고 겸손하게 더 아래를 내려다보고 살아야 한다”는 깊은 가르침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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