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사실 술파티 의혹' 위증 사건 국민참여재판이 오는 6월 8일부터 열흘간 진행된다.
17일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 등 사건 1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장은 "국민참여재판은 6월 8일부터 시작해 19일까지(토·일요일 제외) 10일에 걸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증인 채택 여부 상황에 따라 하루 이틀 정도 빨리 끝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이 예정대로 최대 10일간 진행된다면 역대 최장기 국민참여재판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5∼6일간 국민참여재판이 실시된 사례는 있으나, 10일간 진행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배심원은 7명, 예비배심원은 5명 등 모두 12명을 선정하기로 했다.
배심원 선정은 국민참여재판 첫날 법원 강당에서 추첨 형식으로 후보자 중 12명을 뽑은 뒤 법정으로 이동해 제척 및 기피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날 최근 법무부의 대북송금 수사 감찰 자료 중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구치소 접견 녹취록 일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을 두고 "소송지휘권으로 재판 기록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변호인과 검찰 모두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변호인은 문서 송부 촉탁 신청을 통해 법무부 감찰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이를 제공받았다.
이후 법무부 감찰 자료를 근거로 한 기사가 보도되자 검찰은 의견서를 통해 재판부에 "재판 기록 유출로 배심원들의 예단이 형성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변호인은 "피고인 측이 문서 송부 촉탁 신청권을 법원에 행사해 그 결과를 받아 입수한 것으로, 그걸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문제 될 것이 없다"며 "국민에게 언론의 자유가 있고 알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언론이 적극 취재해 보도한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심원들이 그 내용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해서 배심원 후보 명단에서 당연히 제외해야 한다는 검찰 논리는 법상 맞지 않다"고도 말했다.
검사는 "변호인은 언론에 문서 송부 촉탁 기록이 공개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 사안에 대해 지난주 대통령께서도 김성태 녹취록이 인용된 부분을 문제 삼아 지적했다"며 "오로지 공소사실과 관련 증거에 따라 평의, 평결해야 하는 배심원들이 선입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국민참여재판에서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권리는 재판을 진행하면서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재판장은 "배심원들이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인식하고 검찰과 변호인이 현출하는 서증과 증인 진술 통해 결론 도출했으면 좋겠다는 게 재판부 입장"이라며 "외형상 공정하지 못한 모양새를 취해진다면 결론에 대해 수긍하지 못할 수 있다"며 재차 기록이 유출되지 않도록 부탁했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 검찰과 변호인인 추가로 신청한 증인들에 대한 채택 여부는 다음 기일에 확정하기로 했다.
앞서 검찰이 지난해 11월 25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술파티 의혹' 국민참여재판을 맡은 수원지법 재판부에 대해 기피신청을 해 관련 재판 절차가 중지됐다.
이날 오전 11시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 등 사건 10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사는 "실체적 진실주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에 배치된 불공평한 소송 지휘를 따를 수 없어 본 재판부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재판부 기피 신청한다"고 밝혔다.
검사는 "국민참여재판 준비기일에서는 문제 될 쟁점을 사전에 모두 검토하고 정리해야 한다. 관련 법에 공소사실 관련 주장과 내용을 명확히 해 쟁점을 정리하라고 명시돼 있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이 기소된 지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런 소송행위가 이뤄지지 않게 정리되지 않은 주장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를 시정하지 않은 채 검사에게 한정된 시간 내에 증인신문을 하라고 한다"며 "이는 검찰에게 입증 책임을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에 검사 또는 피고인은 법관의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가 검찰이 신청한 증인 상당수를 채택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검사는 "재판부는 오로지 5일 이내에 국민참여재판을 마치려고 검사의 증인 수를 제한하고 대부분 기각했다"며 "신문시간도 30분 정도로 제한하는 것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배심원은 오로지 짧은 증인신문으로 평결할 수밖에 없어 사법 신뢰를 높이기 위한 국민참여재판 도입 취지를 실질적으로 정면으로 배치하게 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증인 64명에 대해 증인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날 6명만 채택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 기피신청 의견을 밝힌 뒤 이 사건 재판 절차에 참여해 온 수원지검 형사6부 소속 검사 3명과 공판검사 1명 등 4명은 바로 법정에서 전원 퇴정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유감을 표한다"며 "소송 지연을 목적으로 한 기피신청은 해당 재판부가 바로 기각(간이기각)할 수 있다. 공판준비기일이 거의 완료될 만큼 많이 진행됐으며 곧 재판이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연을 위한 기피신청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기각해달라"고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기피신청이 됐기 때문에 더 이상 절차 진행은 어렵다"며 "기피 신청에 대한 결정, 항고 여부 등 확정이 되어야만 재판이 재개된다. 시간적으로 국민참여재판 기일 전에 결론 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이 그 전에 난다면 예정대로 재판 진행하겠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참여재판 기일을 변경해 다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 지연을 목적으로 한 기피신청의 경우 해당 재판부가 이를 기각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재판부로 기피 사건이 배당돼 변호인 의견을 검토한 뒤 기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간이기각이 아닌 경우 1심 판단에 대한 항고, 재항고 절차가 있기 때문에 기피신청 판단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이 전 부지사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나선 이재명 대통령을 위해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에게 연간 500만원을 초과해 기부하게 한 혐의와, 2024년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2023년 5∼6월경 검찰청 연어 술 파티가 있었다"는 취지로 국회법을 위반해 위증한 혐의로 2025년 2월 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