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안전공업 화재 참사와 관련해 대전경찰청은 23일 대전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등 9개 관계 기관과 합동 감식에 나섰다.
이날 감식에는 62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전날 감식 회의에 참여했던 유가족 대표 2명도 합동 감식을 참관 중이다.
당국은 유력한 발화지로 추정되는 공장 1층에 감식반을 투입해 설비 구조 등을 확인하고 화재 잔해물을 수거하고 있다.
합동 감식에 앞서 한차례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경찰은 "1층 가공라인 천장 부근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봤다"는 안전공업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
불이 난 이 공장 1층에는 다수의 생산라인이 혼재됐고 공정 특성상 24시간 가동해야 해 점심시간 등에도 상주하는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14명 중 9명이 발견된 2층과 3층 사이 복층 구조 휴게시설의 불법 증개축 여부는 물론 절삭유·세척유 취급 때 발생한 유증기나 기름때 등 화재 확산 요인도 감식 대상이다.
경찰은 확보한 진술 등을 토대로 공장 1층 발화 추정지역을 중심으로 감식 범위를 늘려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1층 가공라인의 시설물을 먼저 감식하고 2층과 3층으로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합동 감식에 앞서 경찰과 대전고용노동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수사관 약 60명을 투입해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및 대표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관계자 PC 등을 확보하고 화재 방지 및 대피 조치 등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소방 안전 관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등 화재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서류와 관계자 휴대전화 등도 압수해 조사할 예정이다.
사망자 9명이 발견된 헬스장(탈의실)과 관련, 도면에도 없는 무단 구조 변경이 이뤄진 과정에 대한 자료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고용노동청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증거자료를 토대로 안전조치 의무 책임 소재 등을 명확히 밝히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된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동료들의 조문이 잇따랐다.
까만 정장을 입고 분향소 앞에 선 동료들은 먹먹한 표정으로 제단 앞을 가만히 응시했다.
헌화를 마친 뒤 분향소를 지키는 직원들과 마주하고는, 결국 벌겋게 충혈된 눈을 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가족들의 부축을 받아 분향소로 걸어가던 한 50대 여성은 하얀 국화로 장식된 제단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적 속에 서 있던 그는 아들의 이름이 적힌 위패를 마주하고는 결국 무너져 내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위패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네가 왜 여기 있니"라는 말만 몇번이고 되뇌었다.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어머니는 "우리 아들 얼마나 무서웠을까. 우리 애기 어쩌면 좋아"라고 오열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곁에 있던 초로의 남성은 주저앉아 제단을 붙잡고 비명 섞인 울음을 토해냈다.
고개도 들지 못하고 몸을 웅크린 채 통곡하는 그의 모습에 분향소 한편에 서 있던 같은 회사 직원들은 차마 위로조차 건네지 못했다.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던 직원들도 결국 비통함에 눈시울을 붉혔다.
전날 설치된 분향소에는 이날 오전부터 노인과 청년 등 시민들이 찾아 헌화와 묵념을 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께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안전공업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치는 등 총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