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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백악관 "트럼프, 지옥 불러올 준비 돼있어…패배 인정 않으면 더 큰 타격 입을 것" 이란에 종전 합의 압박

레빗 대변인 "이란과 협상 진행 중"…양국 간 오간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함구
"우리 군사작전 날이 갈수록 성과…이란의 상업용 선박 위협 능력 꾸준히 약화"

◇3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테헤란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오는 28일로 한 달째를 맞는 가운데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이란전 종식을 위해 이란과의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군사적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더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라며 "현재로서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 오간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란과 종전 협상 중이라며 이란이 핵무기 포기 등 주요 쟁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정권과 군부는 미국과 협상 중이 아니라고 부인한 상태다.

이후 미국이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 측에 15개 사항을 담은 종전 제안서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미국 언론에서 나왔으며, 이에 대해 이란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도 이란 언론에서 이어졌다.

그러나 레빗 대변인은 지난 21일 저녁 이란 측이 대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해왔으며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레빗 대변인은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15개 항목의 종전 제안에 대해 일부 맞는 내용도 있지만 잘못된 내용도 많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 측 협상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매우 민감한 외교적 논의사항"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대면 협상 가능성과 관련해선 "이번 주 후반에 열릴 수 있는 잠재적인 회담과 관련해 많은 추측과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백악관이 공식 발표할 때까지 어떤 내용도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리핑하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레빗 대변인은 "'장대한 분노'(Epic Fury·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작전의 핵심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근접해 있다"며 "우리 군사작전은 날이 갈수록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란의 상업용 선박 위협 능력을 꾸준히 약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28일 작전 개시 이후 9천 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하고 해군 함정 140척 이상을 파괴했으며,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 능력은 초기 대비 약 9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란은 자신들이 무너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바로 그래서 이란이 탈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평화를 우선시한다. 더 이상의 죽음과 파괴는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이란이 자신들이 군사적으로 패배했으며 앞으로 계속 패배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어느 때보다 더 큰 타격을 입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허풍을 떠는 사람이 아니며 지옥을 불러올(unleash hell)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은 다시는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대이란 군사작전 과정에서 이란 수뇌부가 대거 사망한 상황을 사실상 정권 교체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 정권 지도부에 훨씬 더 우호적이고 협력 의지가 있으며 더 이상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치지 않을 인물이 오길 바란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점령지인 팔레스타인 서안에 떨어져 박힌 이란 탄도미사일 잔해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전쟁이 '단기 참수 작전'으로 끝날 것이라던 낙관론은 산산조각 났다. 이제 전쟁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교전을 넘어 중동 전역의 에너지 동맥을 끊으려는 '공멸의 치킨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가 급등이라는 메가톤급 충격으로 대혼돈의 늪에 빠져들었다. 미국과 이란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선 중동에 병력 증파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강제 개방을 위해 지상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헤란을 불바다로 만들며 시작된 전쟁은 한 달 만에 중동 전체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화마로 돌변했다.

초기 이란 지도부를 겨냥했던 '참수 작전'에도 결정적 승기를 잡지 못하자, 이스라엘은 이란의 목숨줄과도 같은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과 아살루예 에너지 허브를 초토화하는 '기반 시설 파괴전'을 병행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즉각 아랍에미리트(UAE)의 자예드 항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정유 시설, 카타르의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 등에 무차별적인 드론 및 미사일 보복을 가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란의 맞불은 예상외로 파장이 컸다. 전 세계 LNG 공급량의 20%를 담당하는 카타르가 장기계약 물량에 대한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을 언급하자, 유럽 등에서 LNG 가격이 30% 폭등하는 등 패닉 상황이 연출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가스전 공습 자제를 요청했고, 이스라엘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 에너지는 미사일 공격에 따른 생산 시설 파괴를 이유로 한국,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 등 4개국과의 LNG 장기 공급 계약 이행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또 전선은 걸프 지역을 넘어 레바논 접경지까지 확대되었다. 이란의 편에서 참전을 선언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 간의 격렬한 지상 교전이 격화하는 레바논은 '제2 전장'으로 굳어졌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는 단순한 양자 분쟁을 넘어 군사력을 보유한 각국과 반군 등이 가담하는 '제5차 중동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에게 공격을 받고 주변국에 보복을 감행한 이란은 고립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란의 보복 공격 이후 연기가 치솟는 UAE 푸자이라 산업지구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달간의 무력 충돌 과정에서 이란에서는 국가 기반 시설이 초토화되고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보건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지금까지 약 1천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면 이란 인권 단체 측은 사망자 수를 최대 1만명으로 추산한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전쟁 중 이란군 약 4천~5천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전쟁을 총괄 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전쟁 개시 26일째인 25일(현지시간)까지 1만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전황 브리핑에서 "작전 개시 4주 차에 접어든 현재, 이란 국경 밖으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이란의 능력을 제거한다는 명확한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계획대로 또는 계획보다 일찍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쿠퍼 사령관은 "불과 몇시간 전 1만번째 이란 표적을 타격했다"면서 "이스라엘의 성과를 합하면 우리는 수천개의 표적을 더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가 이란 해군의 대형 함정 92%를 파괴했기 때문에 이란 군함이 지역 해역에서 전 세계 해운을 위협하고 방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쿠퍼 사령관은 특히 "우리는 이란의 미사일, 드론, 해군 생산시설 및 조선소의 3분의 2 이상을 손상하거나 파괴했으며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이란의 광범위한 군사 생산시설을 완전히 제거하는 길을 가고 있으며, 이것이 내 작전 평가가 계속 '미국의 전투 능력은 지속 증가하는 반면 이란의 전투 능력은 감소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브래드 쿠퍼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은행(WB)의 인공위성 분석에 따르면 이란 내 전력망의 45%, 상하수도 시설의 30%가 완전히 파괴되었으며, 약 1천500만 명의 민간인이 전력과 식수 공급 없이 고통받고 있다.

미국도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군 사망자는 13명, 부상자는 2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탄도미사일 보복과 북부 헤즈볼라의 파상공세로 적지 않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봤다. 특히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 대도시 인프라의 15%가 파손되었으며, 북부 접경 지역에서는 약 25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제2의 전장이 된 레바논에서도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 이후 지난 2일부터 19일까지 1천1명이 사망하고 2천584명이 다쳤다. 100만명이 넘는 피란민도 발생했다.

전쟁의 불길은 걸프 지역 주변국으로 번지며 피해를 키웠다.

국제이주기구(IOM)는 UAE의 정유 시설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기지 인근 에너지 허브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현지에서 근무하던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등 외국인 노동자 70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보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중동 전역에서 필수 의약품과 수혈용 혈액이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바논 국경 인근에 대기중인 이스라엘 탱크들.

전쟁 3주 차에 접어들며 전황은 상호 '핵시설'을 겨냥한 타격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개발의 심장부인 나탄즈와 포르도의 지하 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정밀 타격을 감행하자, 이란 혁명수비대는 즉각 이스라엘의 금기 구역인 네게브 사막의 디모나 핵 연구소를 조준했다.

비록 핵시설 타격에 따른 방사능 유출 등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는 핵시설을 겨냥한 양국의 공방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려 수십 발의 미사일을 섞어 쏘는 전술을 구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탄두가 디모나 원전 인근에 낙하했다.

동시에 이란은 원거리 타격 범위를 인도양까지 확장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해안에서 약 4,000㎞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의 미·영 합동 기지를 조준했다. 이는 서유럽까지 타격 사정권에 넣는 이란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강도 높은 공세에도 이란은 이전보다 강력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며 배수진을 친 셈이다.

세계 경제의 혈맥이자 이번 전쟁의 최대 승부처인 호르무즈 해협이 트럼프 행정부의 조기 종전 구상을 옭아매는 '전략적 덫'으로 변했다.

개전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 안에 전쟁을 끝내고 석유 흐름을 정상화하겠다"며 조기 종전을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이란이 철벽 봉쇄에 나서면서, 전쟁은 트럼프의 계산과 달리 소모적인 장기전 태세로 급격히 전환될 조짐도 보인다.

미국은 지난 18일, 나토(NATO)와 한국,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연합 함대' 구성을 위한 파병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자국 경제 타격과 보복을 우려한 동맹국들은 인도적 지원은 가능하나 전투 병력 파병은 곤란하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동맹의 외면 속에 미국은 홀로 해협 개방의 총대를 메야 하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고, 호르무즈 해협은 트럼프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해협 봉쇄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해 배럴당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미국 내 가솔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되어 돌아왔다.

◇호르무즈해협서 선박 4척 피격

이란은 이러한 미국의 내부 사정을 정확히 꿰뚫고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호세인 살라미 사령관은 지난 22일 특별 담화를 통해 "우리는 미사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미국 시민의 고지서와 싸우고 있다"고 조롱하며 "유가가 200달러가 될 때까지 봉쇄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협 봉쇄를 강화해 미국이 먼저 무릎을 꿇도록 하는 이른바 '에너지 고사 작전'을 예고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압도적 무력'을 자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기름값'이라는 또 다른 적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48시간 최후통첩을 날렸다가, 지난 23일 이란과 종전을 위한 협상을 거론하며 다시 시한을 닷새로 정정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대화 자체를 부인한 가운데 양측이 개전 후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종전의 실마리를 풀기를 전 세계가 기원하고 있다.

협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지상군 투입 준비가 완료되는 등 양면 전략이 구사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호르무즈 항로를 강제로 개방하기 위한 미군의 지상군 투입이 단순한 가설을 넘어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천명 이상의 미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병력의 중동지역 투입을 승인했으며, '향후 며칠내' 투입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도 '피의 보복'을 예고하며 맞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22일 "미군 군화가 이란 영토에 닿는 순간, 그곳은 미군 병사들의 거대한 공동묘지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폭사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은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최고지도자 피선 이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첫 메시지는 국영방송 앵커가 대독했고, 이란의 가장 큰 명절이자 국가적 결속을 다지는 새해 명절 노루즈에도 국영 방송 등을 통해 문서로 된 신년사만 발표하면서 그의 건재함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서방의 중동 전문가들은 현재 이란의 의사결정 구조가 모즈타바 개인의 통제력을 벗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도부의 생사 불명은 급기야 이란 내부의 권력 암투설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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