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공간재구조화법’이 시행된 지 2년 차에 접어들었다. 도입 초기 우려와 달리 계획수립은 빠르게 확산되며, 전국 시·군에서 10년의 미래를 담은 농촌공간재구조화 및 재생 기본계획을 활발히 수립하고 있다. 이제는 기본계획 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계획을 담은 시행계획 수립과 농촌특화지구 지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농촌공간을 재편해나갈 시점이다.
농촌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가운데 의료·교육·문화 등 기초 생활서비스 여건도 도시와 비교해 열악한 실정이다.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강원도는 2,266개 행정리의 64.3%에 해당하는 1,457개 행정리가 마을에서 식료품을 구매할 만한 곳이 없는 ‘식품사막(Food Desert)’ 지역에 해당한다.
여기에 강원지역은 81.3%가 산림지역, 9.9%가 농림지역이며, 6개의 접경 시·군이 있어 농지, 산림,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 중첩규제지역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이러한 규제는 자연의 보존적 측면에서는 강원도의 이미지가 아름답게 꾸며질 수 있지만, 보존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토지이용 규제는 강원도 농·산·어촌지역의 정주여건과 지역의 발전적인 측면에서는 제약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강원도는 「강원특별법」 제·개정을 통해 산림, 농지이용 규제를 완화하고, 미활용 군용지 활용을 제고하는 토지이용 특례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농촌의 토지이용을 계획하는 농촌공간계획과의 연계는 미흡한 상황이다. 강원 농촌공간광역지원기관은 농촌공간정책 플랫폼 기관으로서 ‘농촌공간재구조화법’에 따른 토지이용제도인 농촌특화지구 지정 시 강원 특례를 연계하여 효율적인 농촌재생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강원형 농촌특화지구 모델’ 11개 유형을 제시하였다.
대표적으로는 첫 번째, 미활용군용지 활용 모델이 있다. 국방, 농지 특례로 활용 가능한 토지를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농촌특화지구를 지정하여 생활 SOC 공급 거점, 스마트팜, 푸드테크산업 등 지역의 신산업 거점을 조성하는 개념이다. 국방개혁에 따른 군부대 통폐합으로 침체된 접경지역에 적용 가능한 모델이다.
두 번째로는 폐광지역 유휴시설 활용 모델이 있다. 석탄산업 사양화로 급격히 쇠퇴한 폐광지역의 유휴시설을 활용하여 청년층을 위한 공간으로 재생하고, 태백, 삼척 등 폐광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고랭지채소 주산지 특성을 고려해 농업생산부터 가공, 체험까지 연계된 농촌융복합산업을 활성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 모델도 농지특례로 농촌관광과 관련하여 농업진흥지역에 설치 불가능한 시설 입지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러한 모델은 해당 시군이 농촌공간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갈 때 사용가능한 전략적 테마를 미리 선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촌공간계획은 미래에 농촌지역에서 어느 곳을 유지하고, 어느 곳을 성장 거점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강원 농촌공간광역지원기관은 ‘강원형 농촌특화지구 모델’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농촌공간계획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하여 시·군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강원 농촌이 더 이상 규제와 제약의 공간이 아닌 누구나 살고 싶은 ‘기회의 공간’으로 전환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