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정치일반

李대통령 "비상 상황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대응 늦을수록 국민이 입는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추경안 협조 시정연설…"위기에 국민 삶 지키는 절박한 심정"
"서민 숨통 틔우겠다…소득 하위 70%에 지역화폐 차등지원"
"이번 위기는 소나기 아닌 폭풍우 …에너지 절약 동참해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6.4.2 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의 테헤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의 여파가 1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2일 "비상 상황에는 그야말로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우리 정부는 민생 경제 전시 상황이라는 엄중한 인식을 갖고 당면한 위기 타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가 제출한 26조 2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협조를 위한 시정연설을 갖고 "중동 전쟁이 야기한 중차대한 위기 앞에 국민의 삶과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먼저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라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침체하며 어렵사리 되살린 우리 경제성장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코스피 지수 5,000 돌파에 이어 반도체·조선 등 우리 기업의 활약으로 경제가 비상할 기회를 맞았지만, 예상 밖의 복합위기에 직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석유공급 차질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했고, 나프타와 요소 등의 원재료 부족은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과 비료 생산 등 광범위한 민생 현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조직을 '비상 경제 대응체계'로 전면 전환하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도입하고, 나프타·요소 등의 수급 관리 강화와 함께 피해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등 다방면의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랍에미리트(UAE)와 협력으로 원유 2천400만 배럴을 도입하는 등 대체 공급선 다변화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6.4.2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 대통령은 "과거 위기 사례를 보면 대응이 늦을수록 국민이 입는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며 "이를 반면교사 삼아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선제 대응을 하고 있다. 국민이 낸 세금을 적기에 사용하는 게 정부의 책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위기일수록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추경안을 마련했다"며 "꼭 필요한 곳에 과감히 투자하면서도 부담이 우리 국민과 경제에 전가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증시·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따른 초과세수 25조 2천억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원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촌음을 아껴가며 편성한 이번 추경안을 직접 설명해드리고 국회의 신속한 협조를 구하고자 한다"며 빠른 처리를 재차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4.2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우선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에 10조 원 이상을 투자해 국민 부담을 덜겠다며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마련해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천600만명을 대상으로 10만∼20만원까지 차등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원금은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과 골목상권의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고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는 어렵고 힘든 곳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려운 민생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 2조8천억원 규모의 민생안정 대책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는 "최소한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무상 제공하는 '그냥드림센터'를 두 배 확대해 먹을 것이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범죄에 빠져들지 않도록 하겠다"며 소상공인 대상 3천억원 이상 정책자금 공급 등도 편성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체불임금 청산 지원과 고용유지지원금 규모를 대폭 늘려 노동자의 생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혹시 모를 급격한 고용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 지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계층과 세대, 산업 모든 부문에 걸쳐 격차가 커지는 K자형 양극화 문제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국비 4천억 원을 투입하는 등 창업 지원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이 대통령은 밝혔다.

한편으로는 이번 위기를 극복하며 에너지 전환을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융자, 보조를 역대 최대인 1조 1천억 원까지 확대하고, 마을 주민들이 직접 태양광 발전소의 설치와 운영에 참여하는 햇빛소득마을을 약 150개소에서 700개소까지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 혁신을 확산하고 탄소중립 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 개발에도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4.2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확산하는 등 경제위기 우려가 커지는 것과 관련해 "공동체의 위기를 틈타 담합, 매점·매석 등 부당이익을 취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와 핵심전략 자원의 공급기반 확보를 위해 7천억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석유 화학산업의 '쌀'인 나프타 수급과 석유 비축 지원 확대로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유가 정보 공개와 철저한 불법행위 감시를 통해 공정한 석유 유통 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 조성된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와 같다. 그래서 더욱 위기"라며 "당장 내일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파괴된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복구되고 이전과 같은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긴 안목과 호흡으로 지금의 위기를 넘고, 내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우리 국민 모두의 하나 된 힘이 필요하다. 서로 고통을 나누며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고 비닐봉지 하나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해질 때 위기의 터널을 안전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6.4.2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정부와 저를 비롯한 공직자부터 비상한 각오로 앞장설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대중교통 이용, 생활 절전과 같은 일상생활 속 에너지 절약 실천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했다.

또 "숱한 국난을 극복하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온 우리 대한국민의 저력을 다시 발휘해달라"며 "함께 아끼고, 함께 나누고, 함께 이겨냅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야 정치권을 향한 당부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위기 이후 대한민국이 도약할 발판"이라며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고 경제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 우리 경제를 다시는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원식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께도 정중하게 요청한다. 이번 추경 처리에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달라"며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있다. 신속히 통과되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국가적 위기 앞에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충정으로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가 손을 맞잡고 나아갑시다"라고 호소한 뒤 연설을 마쳤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