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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고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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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남원 기자

파도는 바다에서만 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의 먹구름이 짙어지자 주유기 눈금부터 뛰었고, 유조선이 멈춘 자리마다 서민의 한숨이 쌓였다. 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48.40원, 강원은 1,945.08원까지 올랐다. 서울은 1,983.79원, 부산은 1,920.08원이다. 멀리 중동에서의 포성이 장바구니와 운송비, 농기계 연료통으로 번져 온 셈이다. 고유가는 이제 뉴스 자막이 아니라 밥벌이의 상처가 됐다. ▼이럴 때 필요한 말이 ‘동심협력(同心協力)’이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함께 힘을 쓴다는 네 글자는 위기 앞에서 더욱 묵직해진다. 정선군이 지난 6일부터 시행한 시책도 그 뜻과 멀지 않다. 공무원부터 와와버스를 더 많이 타고, 걸어서 출근하고, 차량 2부제를 실천하겠다는 약속은 보여주기식 구호가 아니다. 운송·물류와 농업 현장의 유류비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구상 역시 따로 놀지 않는다. 기름값의 파고를 군민 혼자 건너게 하지 않겠다는 행정의 다짐으로 읽힌다. ▼맹자는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살림의 바닥이 흔들리면 마음이 먼저 흔들린다. 고유가가 무서운 까닭도 여기에 있다. 화물차 바퀴가 무겁고, 택시 미터기는 불안하며, 택배 상자 하나에도 한숨이 얹힐 수밖에 없다. 관광과 상권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무료 공영버스는 구조적 처방이고, 유류비 지원은 응급 처방이다. 정선군이 두 손을 함께 쓰려는 이유도 분명하다. 당장의 출혈을 막으면서도 지역경제의 숨통을 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기 때마다 사람들은 큰 담론을 찾지만 지역을 살리는 것은 결국 생활의 결을 아는 대책이다. 버스 한 대 더 돌고, 걸음 몇 걸음 더 보태고, 기름값 몇 푼을 덜어주는 일이 작아 보여도 그 작은 실천이 모이면 공동체는 덜 흔들릴 수 있다. 정선군은 지금 고유가를 극복할 시책을 내놓고 실제로 밀어붙이고 있다. 동심협력은 구호가 아니라 생존의 방식이다. 파고는 높아도, 노를 한쪽으로 맞추면 정선은 함께 건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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