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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美, 군함 15척 동원해 이란 해상 미승인 선박 차단·회항·나포…휴전 깨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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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고속정이 봉쇄구역에 접근하면 즉각 제거될 것” 경고
이란의 대응 예고에 전쟁 2라운드 돌입 가능성…협상 타결 전망도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과 화물선[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미국이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를 기해, 세계 원유·가스 물동량의 20% 가량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해군의 대이란 해상봉쇄가 “오전 10시 정각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 해군 158척의 선박이 완전히 파괴돼 바다에 가라앉아있다”며 “우리가 타격하지 않은 것은 소수의 이른바 ‘고속 공격정’”이라고 밝힌 뒤 “이들 배 중 어느 하나라도 우리의 봉쇄(봉쇄 대상 해역)에 가까이 온다면 그들은 즉각 제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승부수다.

미군은 이번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15척 이상의 군함을 현지에 배치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7일 이뤄진 2주간의 휴전 합의 이후에도 해협을 계속 통제하며 사실상 봉쇄를 이어온 이란에 맞서 이란의 원유 등 수출 및 외부에서 이란으로 들어오는 전쟁 물자 보급을 차단하는 역(逆) 봉쇄로 이란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 역시 미국에 맞선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호르무즈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악의 경우 미국의 봉쇄 조처에 맞서 이란이 군사 공격으로 맞대응하면서 오는 21일까지 아직 1주일여 기간이 더 남은 휴전이 깨지고 전쟁이 다시 격화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워싱턴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는 절차를 즉각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쟁을 총괄·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 시행 시점을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로 못 박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새벽 올린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이 시점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봉쇄 의도는 이란의 거의 유일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협상 지렛대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 위협에 맞서는 한편 이란의 전쟁 자금줄을 옥죄면서 협상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것이다.

봉쇄 대상은 해협 양쪽의 오만만과 아라비아만에 있는 모든 이란 항구를 포함해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출입하는 모든 국가의 선박이다.

중부사령부는 상선 선원들에게 보낸 추가 공지를 통해 미군의 승인 없이 봉쇄 구역에 진입하거나 출항하는 모든 선박을 '차단(interception), 회항(diversion), 나포(capture)'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란 외의 항구에서 출·입항하는 선박의 경우 방해받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AFP·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은 미국의 봉쇄 시도에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과의 협상단 대표였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전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싸운다면, 우리도 싸울 것"이라고 했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역시 봉쇄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 시간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 양측이 다시 교전하게 될지 주목된다.

이는 지난 7일 양측이 전격적으로 선언한 2주간의 휴전 및 종전 협상 합의가 깨지고 전쟁이 2라운드에 접어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휴전 및 협상 기간이 남아있는 가운데, 양측이 물리적 충돌을 자제한다면 '최악의 파국'은 피해야 한다는 양국내 목소리에 힘이 실림으로써 오히려 협상의 동력이 살아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일각에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가 미국산 원유와 가스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동시에 미국 주유소의 에너지 가격도 끌어올릴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WSJ은 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를 기해 시작된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대(對)이란 해상 봉쇄 조치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이같이 예상했다.

전 세계 하루 원유·가스 공급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미 묶인 상황에서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공급원을 찾고 있기 때문에 미국산 원유·가스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에너지 리서치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4~5월에 미국 걸프 연안 항구에 도착할 예정인 초대형 유조선은 70척에 달한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직전 한 주(24척)의 세 배 가까운 규모다.

케이플러는 5월 미국의 원유 수출이 사상 최고인 하루 5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유조선 운항 흐름을 고려하면 5월 수출 규모는 이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하루 평균 4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원유뿐만 아니라 휘발유·항공유·디젤도 하루 약 300만 배럴 수출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지만 동시에 하루 평균 620만 배럴을 들여오는 수입국이기도 하다. 수입 원유는 주로 캐나다와 멕시코산이다.

WSJ은 미국이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할 여력이 있는지에 관해서라면 답변은 간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루 약 1천300만 배럴 생산되는 원유는 대부분 이미 판매처가 정해져 있는 상태다. 여기에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4대 원유 수출 허브가 추가로 수출 물량을 처리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짚었다.

원유 수출의 상한선이 수출 시설의 물리적인 처리 능력에 달렸는데 이들 시설이 최근 몇 년간 거의 최대 수준으로 운영돼왔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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