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강원도지사 후보들이 첫 TV토론회에서 지역 현안과 미래 먹거리를 놓고 격돌했다.
지난 11일 강원일보와 G1방송이 공동주관한 강원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가 공약 폐기, SOC 사업비 국비 분담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후보자들은 상대 과거 발언과 공약들에 대한 날선 공방을 주고 받으며 자신이 도지사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동서고속철 사업 방식 공방=먼저 주도권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는 과거 동서고속철 사업비용 투입 방식에 대한 민주당 우상호 후보의 발언을 내세워 공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우 후보는 동서고속철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을 2016년 국회에서 ‘왜 국비로 하느냐. 민자 사업으로 해야 되지 않냐’고 주장했다”며 이유를 캐물었다. 그러면서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이니까 민주당이 야당이었다. 제가 보기에는 당시 야당 원내대표로서 우 후보가 여당을 공격하기 위해 강원도를 마치 팔아먹은 것”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이에 우 후보는 “국가의 큰 SOC 사업들이 국가 재정과 지방 재정 건전성을 검토해서 잘 추진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을 가능성이 있다. 강원도 사업을 딱 못박아서 반대했을 가능성은 없다"며 “도지사가 되면 국비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을 더 빨리 확보하고 다른 사업들도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 ”고 받아쳤다. 나아가 “당시 그런 발언을 했다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김진태 후보 공약 폐기 놓고 비판=우상호 후보는 김진태 후보가 4년 전 당선 이후 주요 공약을 폐기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우 후보는 “당선된 직후 대표 공약을 파기하는 건 유례가 없다”며 “건강100세 바우처, 예비엄마 수당, 결혼축하금 100만원 지원, 어업인 수당 지원 등 많은 분들이 공약을 보고 김 후보를 선택하셨을 거다. 그런데 취임 직전 8개 공약을 폐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 본점 춘천 유치 공약도 지키지 않았다”며 “사과하지 않는다면 지금 공약은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때 폐기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지키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석고대죄를 하라 그러면, 지키지도 못할 것을 계속 끌고 가는 폐단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또 “당시 제 공약이 한 200개 정도 된다. 그중 8개면 4%를 내려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한국은행 본점 유치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야된다면 민주당이 해야 한다”며 “한국은행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둔다는 법을 고쳐야한다. 국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안 들어줘서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없던 것”이라고 했다.
■김진태 ‘4대 도민연금·반값 시리즈’ 제시=김 후보는 도민 생애 전주기를 보장하는 체감형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첫 번째 핵심 공약으로 ‘강원형 4대 도민 연금'을 꼽은 김 후보는 “그동안 강원도의 산업 지도를 바꾸는 데 주력해 왔다. 이제는 도민 한 분 한 분의 삶도 바꾸겠다"며 “생애 전주기를 책임질 수 있는 체계를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민 연금에 대해 “‘디딤돌·햇빛·바람·살림’ 네 가지 프로그램로 묶여 있는 광역 단체 최초의 통합 연금제도다”라고 밝히며 “각 프로그램을 다 가입했을 경우 60세가 넘어가면 월 90만원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딤돌은 국민 연금이 나오기 전까지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라며 "햇빛·바람은 태양열·풍력 에너지 사업에 3,000만원을 투자해 연 10%를 보장하고 매달 수익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자재·어업 자재·임업 자재·육아용품 구입 시 지출비용의 절반을 되돌려 주는 ‘반값 시리즈’를 두 번째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도민 생활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우상호 핵심 공약 ‘산업·일자리’=우상호 후보는 강원도 경제 위기 돌파를 위해 ‘산업’과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후보는 “첨단 분야 산업을 유치하겠다. 지금 이야기가 많이 진행된 기업도 있다”며 “또 해외 유수 기업들을 유치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 춘천, 강릉, 원주 일대에 이런 기업들이 들어서게 되면 좋은 일자리가 늘어서고 청년들이 떠나지 않아도 강원도에서 충분히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그런 조건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강원도 관광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서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동해, 삼척 일대가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같은 접경 지역엔 군사 규제를 대폭 완화시키고 민통선을 대폭 상향시키겠다. 새로운 산업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기본 인프라들을 만들어 내겠다”고 했다. 이밖에 △청정 에너지가 넘치는 강원 △공공주택 대폭 확대 △ 주거, 교통, 의료, 교육 등 정주 여건 개선도 강조했다.
■우-김 상대 공약 향한 송곳 검증=우상호 후보는 김진태 후보의 ‘대학생 무상 교육 공약’에 대해서도 과장됐다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우 후보는 “무상 교육이라고 하면 본인 부담 없이 전액을 국가가 부담해 주는 것을 말한다”며 “그런데 지난 4년간 도내 전체 대학생을 상대로 준 것이 아니었다. 또 전액을 준 것도 아니고 차등 지원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대학생 무상교육 전면 실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대학생 무상교육 전면 실시를 하면 1,000억 정도 드는데 가능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저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했다.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번보다 상당히 더 많은 재정이 들어간다. 소득 하위 70%까지, 7분위까지 하고, 액수는 등록금 전액으로 지금 설계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진태 후보는 ‘농업진흥지역’을 놓고 우 후보를 압박했다. 김 후보는 “농업진흥지역에 대해 물어봤더니 농지 전체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니 난감하다"며 “농업진흥지역을 강원도가 해제하는 권한을 가져왔다. 우 후보 고향인 철원의 경우 농지에 비해 농업진흥지역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촌 활력 촉진지역으로 첫 번째로 푼 곳이 철원군 동송읍 오덕리다. 우 후보 고향이라고 하는 곳”이라며 “규제를 풀어서 잘 쓰고 있는데 (우 후보는) 그때 그때 사안에 따라 결정해야 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우 후보는 “시군별로 실태 조사를 해서 비합리적인 것은 풀고 합리적인 것은 유지하겠다.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 물으시면 더 정확하게 실태 조사를 해서 진행할 일이다. 요청하신다고 해서 다 해 드릴 수 없지만 분명히 불합리한 것들은 확실하게 해결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두 후보 자유주제 토론 날선 신경전=자유주제 토론에서는 후보들의 신경전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김진태 후보는 홍제동 소재를 헷갈린 우 후보를 향해 “강릉 홍제동은 홍제 정수장이 있는 곳이다. 작년 가뭄 때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던 곳“이라며 “강원도민들의 피땀이 있는 곳으로 우리는 잊을 수 없고 헷갈릴 수 없다”고 직격했다.
우 후보는 “이렇게 검사가 취조하듯이 말씀하느냐”고 따졌다. 또 “계속 강원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걸 지적하려고 여러 구체적인 데이터를 물어보는데 당연히 지사를 4년한 김진태 후보가 더 잘 알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김 후보가 저를 강원도 사람이 아니고 서울 사람이라고 계속 지칭하는데 김 후보는 검사 초임 시절에 인사 기록 카드에 본인의 고향을 경북 성주라고 적으셨더라”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자서전에, 강원도 사람이라고 하면 불이익을 당할까 봐 적었다고 쓰였던데, 강원도 사람인게 부끄러워서 혹은 불이익을 받을까 봐 고향을 바꿔서 적었던 분이 저에게 강원도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경상도분이시다. 그래서 이런 거 할 때는 경북으로 적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를 해서 처음에 그렇게 적었다가 크게 후회를 하고 중간에 법무부에 다시 바꿔달라고 했다고 제가 자서전에 적었다. 앞부분만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하냐”고 반박했다. 또 “우 후보를 출향 (도민)모임에서도 거의 본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