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어촌은 인구 감소, 고령화로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마주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4년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농어촌의 고령화율은 25.3%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농어촌 지역의 고령 인구 비중이 급증하면서 열악한 주거환경 문제는 생활의 불편함을 넘어 생존과 안전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의 노후주택 비율은 31.9%에 이르며, 재래식 화장실과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여전히 잔존하는 마을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비좁은 마을 안길은 소방차 진입조차 어렵게 하여 안전의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다. 낙후된 주거 환경 속에서 고령의 주민들이 일상을 이어가고 있어 농촌 생활인프라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낙후된 농어촌의 주거 환경 개선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2015년부터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0년 이상된 노후주택 비율 또는 슬레이트 지붕 주택 비율이 40% 이상인 가구가 30호 이상 밀집해 있는 마을을 대상으로 노후주택 정비, 재래식 화장실 개량 등 생활·위생 인프라 개선과 함께 취약 고령 주민에 대한 생활 지원 등을 병행하여 단순한 물리적 환경 정비를 넘어 농촌공동체 회복을 도모한다. 본 사업으로 현재까지 전국 827개 지구에 지구당 국비 약 15억 원이 투입되었으며, 한국농어촌공사는 이 중 396개 지구에 참여하여 취약지역의 기초 인프라 개선을 함께 지원해왔다.
강원특별자치도에서는 지금까지 총 48개 마을이 이 사업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이루어 냈다. 이 중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가 위탁 시행한 노후주택 개선, 재해예방 인프라 구축, 유휴시설 재생 등 세가지 유형의 대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노후주택 개선 사례다. 2025년 준공된 ‘영월군 쌍용5리’는 고령화율 42.6%의 초고령화 지역으로, 노후주택 비율이 92.6%에 달해 영월군 내에서도 정주 환경이 가장 열악한 곳이었다. 사업을 통해 석면 슬레이트 지붕 39호를 철거·교체하고, 방온·방습 문제가 심각하였던 노후주택 56호를 수리하여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주민 삶의 질을 크게 높였다.
둘째, 재해예방 인프라 구축 사례다. ‘정선군 조동7·8리’에서는 마을환경 개선 및 주택 정비와 함께 비상소화전 4개소를 설치하고, 지역 소방서와의 공동 관리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를 통해 산불·화재 발생 시 신속한 비상 대응이 가능해졌으며, 오랫동안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마을의 재해예방 역량이 한층 강화되었다.
셋째, 유휴시설 재생 사례다. ‘양구군 창2리’에서는 노후화로 경관을 해치던 방치 창고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마을공방을 신축하였다. 이 공간은 주민의 여가·휴식·소통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으며, 목공예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가 다시 활기를 되찾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성공적인 사업 추진의 중심에는 농어촌 전문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있다. 농어촌공사는 강원도 48개 사업 지구 중 22개 지구에 참여하여 약 500억 원의 사업비를 집행하며 농어촌 주거환경 개선을 선도해 왔다. 농어촌공사의 강점은 100년 넘게 농촌 현장과 함께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원사이클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본계획 단계의 적극적인 주민 의견 수렴과 조율 △설계 단계의 최적 인프라 배치 △시행 단계의 체계적 추진과 공동체 활성화 △준공 후 유지관리 방안 마련에 이르기까지 농어촌공사는 사업시행자 역할에서 나아가 주민의 마음을 읽고 마을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전문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은 농촌 재생의 마중물이다. 물리적 공간의 개선은 주민 간 유대감을 회복시키고, 귀농·귀촌 인구의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앞으로도 농어촌 지역의 모든 주민이 소외되지 않는 ‘품격 있는 삶터‘ 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농촌이 더 이상 떠나가는 곳이 아닌, 누구나 다시 돌아와 머물고 싶은 곳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사가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을 약속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