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멸의 암울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던 강원지역에 오랜만에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내 출생아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6% 증가한 1,951명에 달했다. 2019년부터 지속되던 감소세가 8년 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다.
더욱이 분기 기준 증가폭이 두 자릿수를 나타낸 것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1년 이후 처음이라고 하니, 이번 반등이 지닌 상징성과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1.08명으로 올라서며 3년 만에 ‘1명대’를 회복했다. 이번 지표 호전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국가데이터처 분석처럼 최근 2년간 축적된 혼인 건수의 증가와 아이를 가장 많이 낳는 연령대인 30대 여성 인구의 유입, 그리고 출산에 대한 사회 전반의 긍정적 인식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도와 도내 각 시·군이 펼쳐 온 출산장려금 확대, 출산 축하 물품 지원 등 실질적인 출산 정책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출생의 선행 지표라 할 수 있는 혼인 건수가 3월 다시 전년 대비 2% 늘었고, 4월 국내인구이동 통계에서도 779명의 인구 순유입을 기록했다는 점은 강원지역의 인구 구조에 긍정적인 온기가 돌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이번 수치를 두고 ‘인구 위기 극복’을 성급하게 외치기엔 가야 할 길이 멀다. 지금의 반등은 그동안 워낙 출생률이 바닥을 쳤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이거나, 코로나19 등으로 미뤄졌던 혼인과 출산이 일시적으로 몰린 ‘지연 효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방의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흐름을 근본적으로 되돌렸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기초적인 체력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진정한 인구 절벽 완화를 위해서는 지금의 상황을 ‘지속 가능한 추세''로 굳혀야 한다.
단순히 현금을 쥐여 주는 일회성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청년들이 도내에 정착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려면 안정적인 일자리,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 인프라, 그리고 수도권 부럽지 않은 정주 여건이 삼박자를 이뤄야 한다.
특히 강원지역은 우수한 청년 인재들이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기업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교육·의료 등 필수 인프라 확충이 출산 장려책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인구 문제는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풀 수 있는 방정식이 아니다. 강원특별자치도라는 법적 지위를 적극 활용해 과감한 규제 완화와 지역 맞춤형 특례를 이끌어내고,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균형발전 지원을 유도해야 한다. 이번 통계가 보여준 희망의 신호를 발판 삼아 아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활력 넘치는 강원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