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이기혁이 월드컵 본선을 앞둔 홍명보호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기혁은 지난달 31일 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 왼쪽 스토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이기혁은 스리백의 왼쪽에 배치됐지만 수비라인에만 머물지 않았다. 후방에서 공을 안정적으로 처리한 그는 공격 전개 상황에서는 한 칸 전진해 패스 길을 열었다.
기록에서도 이기혁의 중요성은 확인됐다. 그는 패스 성공률 95%를 기록했고, 공격 지역 패스도 16차례 시도했다. 터치 수는 83회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았다. 단순히 수비에 머문 선수가 아니라 대표팀이 공격을 시작할 때 가장 자주 공을 거쳐 간 후방의 출발점이었다.
특히 왼쪽 스토퍼로서의 쓰임새가 눈에 띈다. 3백의 왼쪽 스토퍼를 맡다가 경기 중 4백으로 전환될 때는 자연스럽게 왼쪽 풀백 자리로 내려서며 수비 형태 변화에도 무리 없이 적응했다.
여기에 대표팀 사정상 이기혁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중앙 수비수 조유민이 부상으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되고 조위제가 대체 발탁되면서, 여러 수비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의 가치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경기 중 전술 변화에도 활용도가 높다. 스리백에서는 왼쪽 스토퍼로 나설 수 있고, 포백 전환 시에는 왼쪽 풀백 성격의 역할도 맡을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중원으로 전진해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패스 연결을 도울 수도 있다. 선수 교체 없이 팀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홍명보 감독에게는 매력적인 카드다.
홍명보호는 월드컵 본선에서 체코, 멕시코, 남아공을 차례로 상대한다. 체코전에서는 장신 공격수와 세트피스 대응이 중요하고, 멕시코전에서는 강한 압박을 풀어낼 후방 빌드업이 필요하다. 이기혁의 존재가 필요한 상대들인 셈이다.
홍명보 감독은 트리니다드토바고전 이후 “이기혁과 옌스 카스트로프의 장점을 살려주는 전술이었다”며 가변 스리백 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동수기자 messi@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