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가평 계곡살인' 무기징역 이은해, 남편과 혼인 무효…"착취하는 관계"

피해자 남편 유족 측, 이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확인 소송서 원고 승소 판결

◇사진=연합뉴스

속보=가평 '계곡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은해(32)씨와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의 혼인이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0일 윤씨 유족에 따르면 인천가정법원은 윤씨 유족 측이 이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확인 소송에서 전날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이씨에게 참다운 부부 관계를 바라는 의사가 없었고, 경제적으로도 이씨가 윤씨를 일방적으로 착취하는 관계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혼인 신고를 해 법적인 부부가 됐더라도 실질적인 부부 생활을 하려는 뜻이 없었다면 당사자 간 혼인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민법 제815조는 당사자 간 혼인의 합의가 없었을 때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이씨와 윤씨는 2017년 3월 혼인 신고만 했을 뿐 상견례나 결혼식을 하지 않았고 함께 살지도 않았다.

이씨는 혼인 기간 동안 윤씨가 아닌 다른 남성과 다른 지역에서 동거하기도 했다.

윤씨 유족은 "이씨가 스스로 '가짜 부부'였다고 말한 점과 혼인 기간에도 다른 남성과 동거한 점 등 여러 법정 증언과 증거를 자료로 제출했다"며 "법원이 여러 정황을 고려해 판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윤씨 유족은 2022년 5월 이씨가 실제 혼인 의사 없이 재산상 이익을 얻기 위해 윤씨와 결혼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조현수와 함께 지난 2019년 6월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씨를 물에 빠지게 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 2019년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사건은 2019년 윤씨 사망 당시 단순 변사로 내사 종결됐다가 그해 10월 유족 지인의 제보로 재수사가 시작됐다.

이씨와 조씨는 2020년 12월 살인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돼 첫 소환조사를 받은 뒤 잠적했고 공개 수배 끝에 작년 4월 경기 고양시에서 검거됐다.

이씨는 조씨는 함께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