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생의 행로에 던지는 詩人의 물음

홍천여고 교사 오석균 시인
3년 만에 새 시집 ‘우리에겐...''
“그리움 속 삶 솔직히 담아내”

홍천여고 교사 오석균 시인

3년 만에 새 시집 ‘우리에겐…'

“그리움 속 삶 솔직히 담아내”

홍천여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오석균(58) 시인이 자신의 네 번째 시집 ‘우리에겐 시간이 충분했던 적이 없다''를 상재했다.

새 시집에는 불과 3년 전 펴낸 시집 ‘수인을 위하여''와는 또다른 결의 시(詩)들이 빼곡히 담겨있다.

시종일관 담담하고 어찌 보면 무심한 듯한 그의 글쓰기는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지만 전작 시집에서 느꼈던 순수의 감정은 어느새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치환돼 시어 사이사이에 알알이 박혀있다. 예열이 없다. 시집을 펼치면 이내 만나게 되는 첫 시(꽃)부터 급작스럽게 폐부를 찌르며 아리게 다가온다. 서너 장, 네댓 편의 시를 이제 막 읽었을 뿐인데도 높아질 대로 높아진 감정의 파고는 그 다음장을 넘겨도, 또 그 다음 장을 넘겨도 쉬이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유독 더 아프고, 허무하고, 슬프게 느껴지는 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툭'' 하고 던지는 그의 말투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삶 속에서 그냥 흘려보냈을지도 모를 내 이야기를 시인이 기꺼이 화자가 돼 들려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시 안에 자신을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는 시인의 스타일 때문일 수도 있겠다. 자꾸만 내 모습이 그려지고 내 이야기가 시 위에 덧대지고, 또 덧대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최준 시인은 ‘떠남과 기억 사이의 그리움''이라는 제목의 해설에서 “시인의 시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이상하게도 온기가 느껴진다. 사람과 사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리움 때문이다. 시인은 그리움 속에 삶을 옹송그리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새겨 넣는다”고 말했다.

시인은 시집의 앞머리에 이런 글을 시인의 말로 남겼다. “인간의 언어는 참 이상하다// 살고 싶다는 말을/ 죽고 싶다고 하고// 사랑하고 싶다는 말을/ 살고 싶지 않다고들 한다”고. 꾸밈없고 담백한 오석균표 시에서는 적어도 이런 오해는 없지 않을까. 달아실 刊.140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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