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센병은 전염성이 강하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전염은 희박하고, 전체 나환자 중 극히 일부만이 전염원(傳染源)이 되지만 95%는 한센병에 자연항체를 갖고 있어서 나병균이 체내로 들어오더라도 쉽게 병에 걸리지는 않는다. 약제 투여가 시작된 후에는 결코 전염원이 될 수 없고, 특효약 DDS(diamino-diphenyl sulfone)가 발명되면서 완치가 가능해져 오늘날에는 일반 피부질환으로 취급한다. 또한 요샌 나균에 효과적인 항생제 댑손(dapsone), 리팜핀(rifampin), 클로파지민(clofazimine), 람프렌(lamprene) 등이 있으며, 가벼우면 6개월, 중증이라도 1년이면 치료가능이라 한다. 처음에는 치료 약이 없으니 어찌해볼 재간(수단이나 방도)이 없어 오직 격리수용을 했다. 우리나라도 1916년에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 닮았다는 소록도(小鹿島)에 ‘자혜병원(慈惠病院)’이 세워졌고, 1934년에 ‘소록도 갱생원(更生院)’으로 명칭을 바꾸었으며, 1939년 공사가 완료된 후 전국에 흩어져 있는 나환자들을 모아 이곳으로 격리 수용했다.
오염된 물, 영양가 없는 음식, 터무니없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쉽게 걸므로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위생 생활에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예방법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적으로 18만 명의 환자가 있고, 16개국에서만 새로운 환자가 발병하며, 인도에 수천 명, 중국에 수백 명, 나머지는 주로 아프리카에 있으며, 미국에도 200명이 있다 한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옛날 사람들이 참 몹쓸 병에 얼토당토않게 희생을 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겁낼 병이 아니다. 사람의 얼굴을 빡빡 얽게 했던 천연두(smallpox)도 지구에서 사라졌고, 세상을 집어삼킬 듯이 창궐하던 에이즈도 잡지 않았는가. 그리고 지금 막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와도 싸우고 있다. 아무튼 병균과 사람 간의 도전과 응전, 공격과 방어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