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별 간 젠더 갈등은 우리 사회 도처에 파고들어 거의 모든 면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야기한다. 젠더 갈등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지만 여성은 가사노동이나 육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경향이 있고, 남성은 경제활동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문화적인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경우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남녀 간의 역할을 규정하는 사회적 구조와 시스템도 젠더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여성에게 불공정한 대우를 하는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로 인해 청년 남녀 사이의 만남과 결혼 기회가 더욱 줄고 출산에 대한 의욕마저 저하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성별 차이라는 틀에 가두고 젠더 갈등으로 본다면 그것은 더 큰 분열을 야기하는 것이다. 이를 막자면 성별이 다름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고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청년 매칭 사업과 같은 적극적인 정책과 활동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 만남과 소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가족 구조에도 변화가 생겨 1인 가구 및 비혼 동거 등이 늘어났다. 더욱이 코로나 블루로 우울증이 증가하고 청년들의 사회 활동이 제한되면서 직접적인 만남과 소통 또한 어려워졌다.
‘페미녀’, ‘한남’ 등 각종 부정적 용어가 남발하고 여혐 등 각종 사회적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경제적 문제와 개인이기주의 만연으로 더 큰 갈등이 야기되고 결혼 감소, 이혼 증가, 출산 저하로까지 이어지는 등 심각한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출산율이 낮아짐에 따라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인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경제적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문제는 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 국가생산성 감소, 미래원동력 감소로 이어지며 국가의 근간인 가족과 가정이라는 사회적 지지체계까지 흔들고 있다. 따라서 성별 대결 구도를 타파하기 위해선 다양성과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 특히 청년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출산을 결심하고 육아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의 사회적인 지원과 보호 체계의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근본적인 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결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청년 남녀가 안전하고 의심 없이 만날 수 있도록 국가 또는 지자체 단위의 매칭 지원이나 만남과 교류의 장을 만들어 자연스러운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또 가족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필요하다. 싱가포르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미혼 남녀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회개발네트워크를 10여 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원 가입은 무료이고 혼인이 성사될 때까지 유지되며, 대인관계나 데이트 상담 등을 제공받고 조건에 따른 파트너를 소개받을 수 있다. 파트너 연계 펀드도 도입해 미혼 남녀에게 양성 평등적 사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는 지원금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연평균 1,000여건의 결혼을 성사시키고 2003년에는 3만명 이상의 회원이 결혼에 성공했다. 우리도 정부, 시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협업을 통해 정책을 발굴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후속 지원으로 청년의 경우 상담사나 전문가를 통해 남녀 매칭과 관련된 상담을 제공하고, 잠재적 신혼부부에게 유용한 정보와 자원, 교육을 시행하고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해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성별 간 갈등 해소와 결혼, 더 나아가 출산에 대한 결심은 절대 강제적인 정책에 의해 변화될 수 없다. 상호간의 이해와 대화가 필요하고, 사회적 구조와 시스템을 변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