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공사비 올랐는데 입찰가는 제자리… 강원자치도 공공발주 유찰 속출

공사비 3년 간 30% 인상 시공업체 못 찾는 공공공사
정부 SOC예산 20조8천억원 편성 65% 상반기 집행
SOC사업 통한 부양 효과 누리려면 공사비 현실화 시급

강원특별자치도 내 기관 발주 공공 공사들의 유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발주기관과 시공업체 간 공사비 상승에 따른 입장차이 때문인데, 강원자치도가 추진하는 굵직한 SOC 성공과 건설업을 통한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공사비 현실화가 시급하다.

■ 공공 공사 유찰 잇따라=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개찰한 한림대의 '강의실/PC실 내 조명 및 천정형 냉난방기 제어공사'는 시공업체를 정하지 못하고 유찰됐다. 입찰에 참가한 2개 건설사 모두 발주기관의 예산을 초과하는 입찰금액을 투찰하면서다. 이에 따라 한림대는 동일한 내용으로 재공고를 낸 상태다.

지난 4일 결과가 발표된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의 '축전차 유지보수공사', '전기시설장비 유지보수공사', '기계시설장비 유지보수공사' 공고도 유찰됐다. 각각 1개 업체만 단독 응찰하면서 경쟁입찰이 불발된 것이 원인이다.

이같은 상황은 낮은 공사비와 연관돼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목소리다. 도내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최근 3년 간 공사비가 30% 가까이 올랐다"며 "예산을 받아 공사를 추진하는 발주기관들은 최대한 저렴하게 공사비를 책정하고 싶어하고, 업체들은 적자 공사를 수주할 수는 없는 입장이니 둘 사이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 대형 SOC도 타격=대형 SOC사업의 경우 공사비 상승에 따른 타격이 더욱 큰 상황이다. 강원자치도의 10년 숙원사업인 제2경춘국도 건설사업이 대표적이다. 제2경춘국도는 2022년 실시설계와 시공을 함꼐 맡기는 턴키 방식으로 입찰에 부쳐졌지만, 시공을 맡겠다는 업체가 한 곳도 없어 유찰 사태를 겪었다. 사업이 장기화 되며 총 사업비는 당초 계획(1조800억원)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총사업비 조정에 따른 적정성 검토를 받기까지는 최소 6개월의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문제는 총사업비 확정 이후 진행되는 시공사 선정 또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 들어 입찰을 진행한 1,000억원 이상 SOC 프로젝트 8건은 무응찰 등 이유로 모두 유찰됐다.

■ 공사비 현실화 시급=전문가들은 정부 취지대로 신속한 SOC사업 추진을 통한 건설경기 회복을 이뤄내기 위해 공사비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올해 국토교통부 SOC예산을 전년 대비 1조원(5.3%) 늘어난 20조8,000억원으로 편성하고, 이중 65%에 해당하는 12조4,000억원을 상반기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기적으로 공사비 인상이나 하락분을 반영하는 예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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