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결혼식을 올린 신부 A(여·31)씨는 예식이 끝난 뒤 정산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결혼식 준비에 들어간 비용이 예상보다 너무 컸기 때문이다. 부부 모두 공무원이라 공제회관에서 예식을 올려 대관비 및 식사비는 1,100만원가량이 나왔지만, 첫 상담 때 250만원이었던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이른바 ‘스드메’ 비용이 1,300만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A씨는 “양가 부모님과 가족 메이크업 비용, 식장 꽃가루 발사 등 필요한 옵션만 선택했지만,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다”며 “신혼부부에게는 너무나도 큰 금액이지만, 평생 한번인 만큼 꾹 참고 지출했다”이라고 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웨딩 물가와 각종 부대비용까지 더해지면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혼 및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2,000여개 결혼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상품을 분석해 발표한 ‘결혼 서비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 서비스의 평균 지출금액은 2,468만원이었다. 이 중 결혼식장은 평균 기본금 1,644만원에 추가금 146만원, 스드메는 평균 기본금 346만원에 추가금 174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가격이 예년보다 크게 뛴 이유로 웨딩업계는 수 년간 물가상승률이 높아 음식 준비를 위한 재룟값부터 각종 인건비 상승 여파로 예식비용의 상승은 불가피해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예식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청구되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문화와 평생 한 번일 뿐인 경사인 것을 감안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지출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급증하는 추세다. 1372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결혼 서비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2021년 1,038건에서 2022년 1,332건, 지난해 1,505건으로 매년 증가세다. 불만 사항으로는 과도한 추가 금액 발생(21.4%), 비싼 비용(20.5%), 서비스 가격 미공개(10.1%), 사전 고지 부족(5.3%) 등이다. 지난해 결혼한 B(여·34)씨는 “일부 스튜디오에서는 촬영 원본 파일을 받으려면 30만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요구하기도 해 불만이 있었지만, 이 때 아니면 언제 하나 싶어 결국 결제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앞으로 결혼식장과 스드메 등 결혼서비스 가격표시제를 도입하는 등 법을 만들어 가격 공개 등 관리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과도한 환불·위약금을 부과하지는 않는지 점검하고 사업자 폐업시에는 환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증보험 가입 제도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업체마다 기준이 천차만별이고, 관련된 사업자들도 얘기가 다 달라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대책 발표 시점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