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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멀티탭이 부른 아파트 화재, 예방과 대비만이 답이다!

강복식 양양소방서장

지난 6월 24일과 7월 2일, 13일 부산에서 안타까운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각각의 화재로 어린 자매가 숨지는 등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고 앞선 2건은 멀티탭과 연결된 전기제품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열대야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계절용 기기(에어컨, 선풍기 등) 사용이 많이 늘어나면서 전기화재 위험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는 노후화된 전기 시설과 가연물이 많아 화재 발생 위험도 매우 크다.

소방청 화재 통계에 의하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아파트에서는 1만4,112건 화재로 1,781명(사망 174명, 부상 1,607명) 의 인명피해가 났으며, 계절별로는 여름철(6~8월)

4,018건(28.5%), 겨울철(12~2월) 3,555건(25.2%) 순으로 여름철이 많았고 요인별로는 부주의 6,979건(49.5%), 전기 4,274건(30.3%), 미상 1,013건(7.2%), 기타 1,846건(13.1%) 순위로 전기적 요인 4,274건 중 여름철(6~8월)에만 1,752건(41.09%)이 일어나 에어컨 등 전기 시설 사용 급증에 따른 화재 증가 요인이 되었으며 부주의로는 음식물 조리 3,188건(22.59%) 담배꽁초 1,390건(19.9%), 불씨·가연물 방치 1,077건 (15.4%), 기기 사용 591건(8.5%), 빨래 삶기 162건(2.3%), 기타 571건(8.2%) 순이였다. 사망원인은 대피 중에 발생한 사망자가 42명(24.1%)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연기흡입에 의한 사망이 전체 사망자의 71.2%(124명)로 나타났다.

여름철 전기화재가 아파트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오래된 건물이 많고 전기설비도 노후화돼 경년열화에 따른 절연체가 손상, 합선이 되거나 외부 에어컨 실외기 등 전기기기가 오랜 시간 쉬지 않고 작동하면서 전기부품이 과열되거나 접속부 주변에 먼지가 쌓여 공기 중의 습기를 흡수해 누전되고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에어컨 등 소비전력이 큰 전기기기를 멀티탭에 여러 개를 동시에 꽂아 사용하면서 과부하에 따른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므로 노후화된 아파트 관리주체(관리사무소 등) 는 정기적인 점검은 물론 오래된 전선은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각 세대에서는 에어컨 실외기 등 주변은 먼지와 습기가 쌓이지 않도록 청결 유지는 물론 멀티탭은 반드시 정격 용량(10A의 경우 2.2kW까지 견딤)을 확인해 사용하고 에어컨 등 소비전력이 큰 기기는 단독 콘센트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오래된 멀티탭이나 문어발식 연결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또한, 아파트 화재 10건 중 9건은 발화지점에 한정된 소규모 화재임에도 대피하려다 연기흡입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은 바, 화염과 연기 방향을 고려해 인접 층이나 세대가 아닌 경우 현관문(방화문)을 닫고 창문과 문틈, 배수로 등 연기 통로가 되는 부분을 젖은 수건 등으로 막아 연기를 차단하고 내부에 머무르며 비상 방송 안내와 화재 상황에 따라 대피 여부를 판단하고 119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대피할 때는 젖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아파트 현관문은 닫고 피난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대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단실은 ‘굴뚝효과’로 인해 연기가 빠르게 상승하며 수직 이동속도는 3~5m/s로 인간의 평균 보행속도(1.33m/s)보다 훨씬 빨라 무턱대고 옥상으로 대피하려다 옥상 문이 닫혀 있을 경우 올라간 연기 층에 갇혀 질식할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방심이 참사로 이어지므로 ‘유비무환(有備無患)’ 평소 대비가 있어야 화재에도 침착히 대응할 수 있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습관이며 가족을 지키는 약속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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