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59년 전 석탄 가득 싣고 산길 오르려 기술력 한계 도전…국내 유일 ‘라멘’철교

[석탄문화 세계유산화]-석탄문화유산을 가다(7)
조동철교 1966년 개통한 국내 유일 라멘(rahmen)철교
무거운 하중 견디기 위해 상판, 보, 교각 일체형으로 건설
석탄 가득 싣고 국내 최고 경사 오르는 태백선 특성 반영
“석탄 수송은 한국 철도 변천사…운송 수단도 산업유산”

◇정선 조동철교, 석탄 운송을 위해 1966년 건립한 국내 유일 라멘(rahmen)식 철교.

정선군 신동읍 예미역과 조동역을 잇는 마을 위로 바둑판 모양의 특이한 교각이 눈길을 끈다.

똑같은 틀로 찍어낸 듯한 직사각형의 교각은 바둑판, 식빵, 라면, 뼈대만 남은 직육면체, 도시락 등 사각으로 이뤄진 모든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 철도교는 1966년 개통한 ‘조동철교’다. 다리 아래로 마을을 관통하는 지방도 421호선이 지나는데 국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조동철교는 국내 최초이자 현존하는 유일의 라멘(rahmen)식 다리이다.

일본의 대표 면요리 라멘이 아닌 독일어의 ‘테두리’, ‘틀’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다리의 상판과 보, 교각이 하나의 구조물로 이뤄진 ‘일체형’ 구조물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석탄을 가득 싣고 달리던 태백삼척선 화물철도의 특성상 조동철교는 국내에서 가장 무거운 하중을 견뎌야 했다. 라멘식 철교는 당시 기술로 석탄 화물열차의 하중을 버텨낼 유일한 공법이었다.

예미역과 조동역 구간의 경사도(구배)는 30‰(Per Mil)로 국내 철도 구간 중 가장 가파르다.

조동철교가 지어지기 전까지 예미~함백~조동 구간은 열차가 빙글빙글 돌며 급경사를 오르는 똬리굴 형태의 철도가 본선이었다.

하지만 석탄산업의 전성기였던 당시 보다 많은 생산과 효율적인 운송을 위해 기술력의 한계를 뛰어넘은 조동철교가 만들어지며 직선구간이 본선이 됐다.

석탄을 가득 싣고 국내 가장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리는 조동철교는 기관사들에게는 공포의 구간이기도 했다.

김태수 한국석탄산업유산 유네스코 등재추진위 공동 대표는 “석탄의 직접적인 생산현장인 광업소는 물론 석탄을 운송하던 철도와 항구, 화력발전 등의 산업시설 역시 중요한 산업유산”이라며 “특히 라멘식철교, 스위치백 등 독특한 석탄 수송의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 철도의 변천사를 알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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