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농민복지의 중요성

이세현 전 춘천시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

그렇게도 덥던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조석으로 제법 한기를 느끼게 한다. 어느덧 고추밭 고추는 빨갛게 단장을 하고 앞마당에는 고추잠자리 맴도는 추수의 계절 가을이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서고 있다. 이제 서서히 농민들의 일손이 바빠질 때이다.

우리나라 농가 수는 2023년 기준으로 약 99만 9천 가구로 농업조사가 시작된 1949년 이후로 처음으로 백만가구 미만으로 집계되었다. 농가 인구는 약 97만명 수준으로 30년간 절반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농업 농촌은 한-칠레 FTA, DDA 협상, 쌀 협상 등 개방의 파고를 해치고 나왔지만 거센 도전과 위험은 아직 진행형이다. 우리나라가 농업의 세계시장 경쟁력은 아직 미흡하다. 농가의 평균 소득은 도시 근로자 소득의 70% 수준으로 하락하였고, 고령화와 젊은 영농 주체의 탈농으로 농촌은 공동화가 시급하고 또 그렇게 급진되고 있다.

농가 소득의 하락과 경영불안의 대비하여 직접직불제, 농작물재해보험 확대 등 정책 시스템을 펼치고 있지만 농민들의 욕구에는 미흡하다. 우리나라 농업의 근간은 쌀 산업이다. 그전에 국가농업정책으로 쌀 전업농 7만호 육성 대책을 추진해 왔지만 쌀 소비의 위축으로 큰 실효를 못 거두고 있다. 이제 양보다는 질적인 면에 신경을 써서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벼 품종 개발도 적극 추진하여 쌀 소비자의 욕구에 충족시켜야 쌀 시장 경쟁면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농부들의 땀방울은 논밭을 적셨다. 비닐하우스 안 온도는 4~50도를 넘나든다. 숨이 콱콱 막힌다. 이렇게 비지땀을 흘리며 지어낸 농산물 이지만 수고의 댓가는 농민들을 한숨짓게 한다.

그전부터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구조는 개선될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간단히 말해서 손, 발에 흙 묻히며 농사를 지어낸 농민보다 중간 유통상인들이 농민들보다 더 많은 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된 구조가 아닌가 싶다. 필자의 시장논리의 이해부족인지는 모르겠으나 농부들의 노고에 부흥하지 못하는 구조임에는 틀림이 없다. 또 한가지 언급하면 일반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은 퇴직하면 퇴직금, 퇴직연금, 국민연금 등 노후를 보장하는 금전적 시스템에 혜택을 보지만 그러나 농민들은 일평생 호미를 벗 삼아 살아오다 이제 나이가 연로하여 일손을 놓으면 남는 것은 농사일에 골병든 육신뿐 노후가 막막한 현실이다.

근본 이재명 정부도 농업인 퇴직 연금제를 공략한 바가 있다. 취약한 농가노후 안전망이라 할 수 있다. 노후소득보장제도의 이층을 이루는 퇴직연금을 농민에게 지급하자는 구상으로 국회의 신중한 논의가 기대된다. 다만 보험료 부담이나 은퇴에 대한 농민의 불안감등 제도, 설계과정에서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않음은 사실이다. 국가와 농협 농업인이 머리를 맞대고 숙고하면 길이 나오고 현명한 방책이 나올 것이다.

농민의 노후가 보장안될 때 따라오는 병리현상이 농촌초고령층의 자살률이다. 강원일보 9월 12일자에 언급했듯이 농촌거주 80대 이상 초 고령층의 자살률이 도시의 2배이다. 특히 우리 강원도의 고령층 자살률이 전국에서 2번째로 높다는 것은 강원도민 모두가 생각해볼 문제다. 초고령 농업인들의 정신건강 모니터링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이제 농업에 종사하더라도 노후가 보장되는 진정한 농업산업으로 자리잡기를 소망하며 필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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