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전시리뷰]어머니의 얼굴로 남은 풍경 ‘강원도 가는 길’

우민 박경선 화백 개인전 ‘강원도 가는 길’ 성료

◇우민 박경선 화백의 개인전 ‘강원도 가는 길’이 지난 29일 서울 갤러리 라메르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은 전시장 전경 사진=갤러리라메르 제공.

우민 박경선 화백의 개인전 ‘강원도 가는 길’은 풍경을 그린 전시가 아닌 한 사람의 기억과 감정이 축적된 시간의 기록이다.

지난 29일 서울 갤러리 라메르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이번 전시는 강원도를 향해 이어진 박 화백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 향한 내면의 여정이었다.

박 화백에게 강원도는 산과 들의 풍경 이전에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는 곳. 차를 몰고 강원도로 향하던 시간마다 자연스레 겹쳐졌던 것은 어머니의 얼굴이었다 박 화백은 강원도의 자연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그곳에서 불러온 기억과 감정을 화면 위에 조용히 얹는다.

◇우민 박경선 화백의 개인전 ‘강원도 가는 길’이 지난 29일 서울 갤러리 라메르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은 전시장 전경 사진=갤러리라메르 제공.

수원에서 강원 잡곡·약초 전문점을 운영해 온 박 화백은 가게 한켠을 서예 연습 공간으로 삼아 오랫동안 붓을 놓지 않았다. 어린 시절 서당에서 익힌 한문과 서예, IMF 이후 생업의 길로 들어서며 겪은 삶의 굴곡, 그리고 매주 횡성·양양·홍천 등 강원도 5일장을 오가며 쌓인 시간은 그의 작업 세계를 이루는 바탕이 됐다. 장터를 오가던 리듬은 어느새 작품 속 먹의 호흡으로 옮겨왔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시선을 끄는 하얀 항아리와 달은, 박 화백이 품어온 어머니의 기억을 상징하는 핵심 모티프다. 장을 담아두던 항아리는 묵묵히 가족을 품고 기다리던 어머니의 몸과 마음을 비유하며, 완벽하게 빛나는 달이 아닌 박 화백만의 크고 넉넉한 달은 말없이 모든 것을 감싸 안던 어머니의 마음을 닮았다.

◇우민 박경선 화백의 개인전 ‘강원도 가는 길’이 지난 29일 서울 갤러리 라메르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은 전시장 전경 사진=갤러리라메르 제공.

홀로 6남매를 키운 어머니의 기억, 장독대가 있던 어린 시절의 풍경, 강원도 장터에서 맺은 인연과 소시민적 일상의 리듬이 전시장에 흘렀다. ‘강원도 가는 길’은 자연으로 향하는 길이자, 삶의 시간을 천천히 되짚는 길로서 박 화백이 오랜 시간 품어온 그리움을 과장 없이 깊이 있게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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