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전 연인을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오폐수처리조에 유기한 살해범 김영우(55)가 첫 공판에서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12일 청주지법 형사22부(한상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살해,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영우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김영우 측은 다만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과 보호 관찰 명령에 대해서는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영우의 변호인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부착 명령과 보호 관찰 명령은 기각해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를 피하고자 피해자의 승용차를 여러차례 다른 장소에 숨겨놓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해놓거나 범행 직전에는 회사 CCTV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매우 치밀하게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 타인의 고통이나 감정에 대한 민감성이 낮은 사람이라는 점이 확인됐는 바 범행 수법과 정황 등에 비춰 재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 등을 받아들여 달라고 요구했다.
김영우 측은 "피해자 유족들에게 피해회복 노력을 하고 있고, 사죄의 시간을 갖고 있다"며 "피해회복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도 했다.
다음 공판은 4월 7일 열린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영우는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9시께 충북 진천군 문백면 한 노상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 A(50대)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진천에서 오폐수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범행 이후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이튿날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 6시께 퇴근한 뒤 거래처 중 한 곳인 음성군의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김영우는 A씨 시신을 마대에 넣은 뒤 자신의 거래처인 음성군의 한 육가공업체 내 4m 깊이의 폐수처리조 안에 밧줄로 묶어 고정해 은닉했다.
살해 흔적이 남은 A씨의 SUV는 2곳 이상의 거래처에 옮겨 놓은 뒤 천막으로 덮어 숨겼다.
그러면서 거래처 업주에는 "자녀가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빼앗았다.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14일 오후 6시 10분께 청주시 옥산면의 한 회사에서 자신의 SUV를 몰고 퇴근하는 모습이 인근 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A씨의 차량은 실종 당일 밤 11시 30분께 진천군 모처에서 행적이 끊겼고, 휴대전화도 꺼진 상태였다
경찰에 A씨의 실종 신고가 처음 접수된 건 실종 이틀째인 16일이었다. 당시 A씨의 자녀는 "혼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A씨 가족들은 초기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전 연인 김씨와 자주 다퉜다. 김씨가 해를 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김영우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건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무려 3주나 지난 뒤였다.
뒤늦게 김영우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한 경찰은 김영우가 도로 CCTV 위치를 검색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속속 발견했다. 수사팀은 확보할 수 있는 일대 도로 CCTV 영상을 모두 분석해 A씨 차량과 같은 차종의 SUV를 걸러내고, 그 행적을 좇았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는 지난달 24일 김영우 거래처인 진천의 한 업체에서 문제의 SUV가 발견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경찰은 김영우가 이 차량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추적에 나섰고, 이틀 뒤인 26일 김영우가 SUV를 몰고 이동하는 장면을 포착해 당일 그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SUV 내에서 혈흔과 인체조직이 발견된 점을 토대로 김영우를 집중추궁했고,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받아 실종 44일 만에 A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당시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 치밀한 은폐 시도, 유족 의견 등을 종합해 김영우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