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을 받고있는 재미교포 최만석(59)씨의 목격설에 이어 지난 1월과 2월께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직접 만났다는 사람까지 나와 그의 해외도피설이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최씨가 LA 남부 호손시에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연립주택 3채중 한채에에 입주한 중남미계 출신의 한 이웃 여성은 15일 "지난 1월 최씨와 그의 부인이 이곳에 왔다"며 "최씨는 매년 1월초 과일상자를 입주 가구에 전달 해왔다"고 말했다.
최씨의 고교선배인 이모(61.LA거주)씨는 14일 밤 LA 지역 한인 TV 방송인 미주한국방송(KTE)과 AM 라디오 방송인 '라디오 코리아'에 전화를 걸어 "3개여월전 최씨를 LA 코리아타운의 한 식당에서 만나 학교동창회와 최근 정계에 입문하거나 재선에출마한 사람들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며 "그러나 고속전철 얘기는 전혀 없었으며 그이후 연락도 끊겼고 현재 있는 곳도 모른다"고 밝혔다.
전에 최씨를 자주 만났다는 이씨는 "최씨가 합법적으로 계약해서 마케팅비(커미션)를 받았기 때문에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본다"며 "전(前) 정권에서 일어난 일을 현(現) 정권에서 6개월전 조사했을 때 문제가 있었다면 그때 벌써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았겠느냐"며 최씨의 입장을 두둔했다.
이씨는 "최씨가 어느 회사와의 정식 계약을 통해 돈(커미션)을 받았다"며 "린다김 사건과 최씨 사건을 비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한인 단체장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우리는 과거 최형우 의원이 (LA에) 왔을 때 같이 만나서 얘기하는 등 우리 모두가 형님 아우 하는 사이"라며"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최의원에게 최씨를) 만나지 말라고 했다지만 서로가 끈끈한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좋건 나쁘건 결과적으로 도와준 셈이 돼 일이 성사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씨가 야당시절 상도동 인사들에게 잘해주니까 상도동측도 최씨를 잘대접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선배인 (전 삼미그룹 부회장) 서상록씨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씨가 의리파이며 한때 정치적 야망이 있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최씨를 만났다는 시점이 비슷한 점으로 미뤄 최씨는 이미 한국을 빠져나와 LA 등지에 은신중인 것으로 보인다.
현지 공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알아본 결과 최씨가 작년 10월이나 11월께 해외로 도피한 것같다"며 "최씨가 현재 미국에 있다면 위조여권을이용해 일단 제3국으로 간 뒤 자신의 진짜여권으로 미국에 들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씨 부인이 운영하는 LA 남부 토런스 소재 가발판매가게에는 10여년전 가발사업으로 알고지내왔다는 여성 H씨가 나와 손님을 맞고 있었으나 진열창에는 "5월17일부터 6월2일까지 휴가. 6월3일 오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LA 남동부 벨 가든에서 아동복점을 운영하는 최씨 남동생 부인은 "아주머니나형님의 소재를 알지 못한다"며 "아주머니가 하신 일이 뭐가 잘못됐는지 이해가 가지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주머니가 4-5년전 그냥 주셔서 가게를 하게 됐다"고덧붙였다.
토런스 소재 최씨 집은 전날 마찬가지로 15일에도 문이 굳게 잠겨 있었는데 2~3일전 누군가 심야에 다녀갔다는 얘기도 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