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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각종 규제에 마카오行 내국인 40만명

[카지노의 경쟁력](3)마카오의 한국인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카지노 도시로 성장한 마카오의 도심 속 카지노들.

마카오와 홍콩은 원래 중국땅이었지만 각각 영국과 포르투갈령으로 있다가 1990년대에 다시 본토에 귀속됐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는 페리호로 40분이면 닿을 만큼 서로 인접해 있지만 산업 여건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마카오의 현지 한국인 가이드는 “사실 마카오와 홍콩은 동아시아는 물론 유럽으로 가는 교통요지에 있다. 하지만 마카오의 해변은 바다의 수심이 4~5m에 불과해 큰 배가 드나들 수 없어 무역항을 만들기 어렵다. 반면 70~80m인 홍콩은 지리적 여건으로 중계무역으로 고도성장을 하고 있다. 때문에 지리적으로 마카오는 홍콩에 뒤질 수밖에 없고 피해의식에 빠져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두 도시를 비교했다.

하지만 양도시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대로 엇비슷하다. 인구 50만명의 작은 도시 마카오의 선택은 카지노였다. 수년 만에 마카오의 방문객은 정주인의 60배가 넘는 약 3,000만명에 달했고 대부분이 카지노 관광객이다. 30여곳의 크고 작은 카지노가 운영되며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은 17조원에 이른다.

물론 관광객의 절대 다수는 중국 본토인들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거대 자본 샌즈나 MGM 윈 등이 눈독을 들일 만했다. 전세계 인구 20%를 가진 중국의 카지노 시장성 때문이다.

하지만 이 도시에서 어렵지 않게 한국인을 만날 수 있다. 관광 차원의 방문객들이지만 거기에는 전문 카지노 갬블러들도 끼어 있다.

외환거래법상 해외에 가지고 나갈수 있는 현금과 송금 가능한 금액은 한정되지만 이른바 롤링업체로 불리는 곳을 통할 때면 제한금액은 의미가 없어진다.

일정 금액이 들어간 국내 통장을 롤링업체측에 맡기고 출국해 이를 마카오에서 사용하거나, 현지에서 카지노 자금을 빌려주는 식이다.

마카오에서만 상당수의 롤링 업체가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국내인들은 불법을 무릅쓰면서까지 내국인 카지노를 뒤로하고, 해외 카지노에서 거액을 베팅하는 걸까. 이들은 '카지노 출입 흔적이 남지 않는데다 규제가 없고, 고객으로서 고급 대우를 받으며 게임을 즐길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무엇보다 베팅 제한이 없다 보니 크게 잃을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된 금액을 한 번에 만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불법 대리병정을 원하는 고객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팅 제한액이 있지만 고객을 사서 자신이 베팅하는 대로 똑같이 따라하게 하면 그만큼 베팅액은 늘어난다.

또 출입 흔적이 남지 않는다. 국내처럼 일일이 신분을 확인받고 카지노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나아가 전자카드제마저 도입하겠다는 것이 국내가 처한 현실이다.

또 해외를 찾는 갬블러들은 비좁은 공간에서 자리 찾기조차 쉽지 않는 내국인 카지노에 대해 혀를 내두른다.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인구는 4,000~5,000명이지만 실제 이용객은 이미 두 배를 초과했다. 테이블 게임의 좌석이 모자라 두겹 세겹 둘러싸여 게임을 하는 곳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정부는 카지노 시설 증설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다.

초창기 내국인 카지노가 흡연에서 금연구역으로 바뀌고 출입일수 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시설이 부족해 규모를 늘려 달라는 것은 국가가 내국인 카지노를 허가할 때의 기본 요건이기도 하다. 베팅 제한과 출입일수 제한 등 현 규제를 백번 양보해도 시설 증설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는 도박중독 등 부정적 요인이 심화된다는 식의 논리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각종 규제가 있더라도 정상적으로 내국인 카지노를 이용하겠다는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전개돼 내국인들의 해외 원정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32만명의 내국인이 마카오를 찾았지만 올해는 40만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재일기자cool@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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