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예를 되찾은 사람들
<2>가슴아팠던 순간
<3>충격을 안겨 줬던 사건
(4) 해를 넘기는 미제
2000년대 미제 강력사건 16건
성범죄 288건 용의자 못 잡아
경찰 전담수사 인력마저 축소
올 초 강원지방경찰청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이 2007년 화천에서 발생한 강력 사건을 5년 만에 해결해 화제가 됐다.
당시 경찰은 2007년 10월24일 화천읍 풍산리에서 발생한 최모(여·당시 77)씨 피살 사건과 관련 살인 및 사자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로 조모(64)씨를 붙잡았다.
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5년 전 경찰은 용의자 확보에 실패했지만 지난해 초 구성된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은 사건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2007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숨진 최씨의 아들 박모(65)씨가 받은 출처 불명의 편지에 주목했다. 경찰은 편지 내용에 군사용어가 많다는 점을 착안, 군 장교 출신인 박씨와 함께 용의자를 찾았고 결국 5년 만에 조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지난 9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조씨는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도내 강력 미제 사건은 지난해 평창 모 중소기업 사장 살해 암매장 사건인 속칭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 11년 만에 세상에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당시 범죄에 가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한 뒤 공범들의 범행을 자백하면서 이 사건은 겨우 해결됐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도내에서 발생한 강력 미제 사건은 모두 16건에 이른다.
2008년 8월 양구 전당포 노부부 살인 사건, 2006년 동해 20대 학습지 여교사 피살 사건, 2007년 5월 춘천 서천리 모 식당 주인 피살 사건 등이 대표적인 미제 사건이다.
특히 미제 사건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 해결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특성 때문에 피해자들의 고통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성범죄 미제 사건도 만만치 않다. 평범한 가장인 임모(45)씨는 2008년 8월 중순 대학가 인근 원룸에서 여대생을 위협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됐다.
당시 경찰은 현장 주변에서 확보한 담배꽁초로 5년 만에 임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임씨의 DNA를 통해 2007년 8월부터 2008년 8월까지 모두 5건의 범행을 추가로 적발했다. 2007년부터 지난 8월 말까지 6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각종 성범죄는 2,926건에 이르지만 288건은 용의자를 붙잡지 못했다.
추행 등 상당수 성범죄는 용의자조차 확보하기 어려워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경찰은 지난해 초 구성한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의 인력을 본청 지침에 따라 최근 5명에서 3명으로 축소했다. 미제사건을 적극 해결 하겠다는 의지가 불과 2년 만에 크게 줄어든 셈이다.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각종 범죄 중 용의자는 확보했지만 범행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한 사건이 미제사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증거 확보가 더욱 힘들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신형철기자 chiwoo1000@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