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사람들도 모르던 오지 같던 곳
강릉역사 지하화되며 대중의 관심
스마일캠페인 일환 미술골목 선정
전시·영상공간도 마련 추억 녹여내
강릉의 구도심.
화려했던 번화가 옆의 작은 골목길.
강릉시 강릉대로 218 안길 골목은
그런 곳이었다.
도심의 번화가 바로 인근,
골목 구석으로 들어오면
1970~198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한 사람이 지나다니기에도
좁아 보이는 좁은 골목과
오래전에 지어져 낡은 집이 많아
지저분한 상태로 시간이 멈춰져 있는 마을. 주민 외의 방문객도 거의 없어서
주민들은 이 지역이
강릉사람들도 모르는
오지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별로 주목받지도 못한 채 30년 지기 이웃끼리 그렇게 살던 곳이 강릉역 지하화 사업으로 철길을 걷어내며 갑자기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일캠페인'의 2016년 추진사업의 하나인 미술골목 만들기 프로젝트로 이곳이 선정돼 KBS강릉방송국과 강릉원주대가 실험적으로 참여해 '8사단 모탱이'로 재탄생시켰다.
8사단 모탱이는 6·25전쟁 이전 8사단이 창설돼 주둔했던 지역의 일부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8사단으로 명명하고 모탱이는 모퉁이의 강릉사투리다. 미술골목 8사단 모탱이는 그래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 향토색까지 고스란히 담긴 이름이다.
주민들의 생활공간과 소품이 그대로 보존되면서 예술을 불어넣어 새로운 환경으로 변모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6월부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왁자지껄 마을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해 다양한 의견을 모았으며 그 의견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강릉원주대 미술학과 학생들이 직접 작업을 했다.
작업이 시작되기 전 주민들과의 의견 불일치로 작업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작업이 진행되자 주민들 모두 작업과정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골목에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다”며 “동네 분위기가 확 달라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작업을 하는 대학생들에게 커피를 내오며 자신의 집도 색깔을 칠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골목의 변화를 반겼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일 미술골목 8사단 모탱이 오픈식이 마을 잔치로 펼쳐졌다.
골목의 특징과 주민들이 살고 있는 생활공간의 원형을 유지한 채 알록달록 예쁜 색깔이 입혀졌고 작은 조형물이 곳곳에 배치돼 아기자기한 느낌이었다. 또 골목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공간과 영상공간도 마련돼 1949년 육군 보병 제8사단이 주둔했던 지역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토대로 당시를 추억할 수 있는 관련 물품을 전시하는 전시공간도 마련됐다.
미술작업을 이끈 강릉원주대 최옥영 교수는 “골목은 아무리 낡아도 그 공간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 녹아 있는 공간”이라고 말하고 “거기에 역사적이거나 인문학적인 것을 약간만 도출해 내어도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는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 수 있다”며 작은 골목에서 작업을 한 이유를 밝혔다.
이 사업을 제안한 강원호 KBS강릉방송국 PD는 “종전의 벽화마을은 보편적으로 예쁜 그림을 채우는 것이라면 지금 새로 제안한 골목길 프로젝트는 마을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으로서의 재탄생과 역사성 및 인문학적 채색을 가미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가진다”며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존중하고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꿔지길 바란다”고 했다.
강릉=조상원기자

